산업 산업일반

이러다 MBK에 경영권 뺏길라…조양래 명예회장 등판하나

◆한국앤컴퍼니 '형제의 난' 2R

확보한 자금만 5000억 이상 추정

MBK 막판 인수가 상향 가능성에

차남 지원군으로 다툼 진화할수도





한국앤컴퍼니(000240)(옛 한국타이어그룹) 경영권을 놓고 장남 조현식 고문과 차남 조현범 회장의 분쟁이 일어난 가운데 아버지 조양래 명예회장의 등판 여부가 주목된다. 현재까지는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조 고문과 연합한 MBK파트너스의 공매 매수 인수 가격을 웃돌면서 조 회장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향후 MBK 측이 인수 가격 상향 등 막판 반전을 꾀할 수 있어 자금력이 풍부한 조 명예회장이 차남의 백기사로 등장해 형제 간의 다툼을 진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3년 전 차남에 지분 전량을 넘기며 승계 작업을 끝낸 조 명예회장이 경영권 분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은 이미 3년 전에 차남을 후계자로 지목해 경영권 승계를 마친 만큼 아직까지는 이번 분쟁에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현 상황이 MBK 쪽에 유리하게 흐르면 그룹 경영권이 조 씨 가문에서 사모펀드로 넘어가는 것을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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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명예회장은 조 회장의 우호 세력으로 분류된다. 조 고문과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등 자녀들과는 성년 후견 재판 과정에서 사이가 틀어졌다. 조 이사장이 2020년 자신에 대한 성년 후견을 신청하자 “조현범 회장(당시 사장)은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전부터 최대주주로 점찍어뒀다”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조 이사장에 대해서는 “우리 딸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이 2021년 4월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성년 후견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이 2021년 4월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성년 후견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명예회장은 자금력도 풍부하다. 그는 2020년 한국앤컴퍼니 보유 지분 전량(23.59%)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조 회장에 넘겼다. 지난해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한국타이어) 지분 5.67%도 조 회장에 전량 증여했다. 지분을 승계하면서 막대한 자금을 손에 넣었다. 두 회사의 매각 대금만 5400억 원(한국앤컴퍼니 3000억 원, 한국타이어 2425억 원)이 넘는다. 경영 일선 당시 계열사 배당을 통해 상당한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가 이번 공개 매수에서 최대 지분(27.32%)을 확보할 때 투입할 자금(5186억 원)을 훨씬 웃돈다.

조 회장 측의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42.03%로 우호 지분을 7~8%만 추가 확보하면 조 고문과 MBK측의 공개 매수 사태를 안정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 8일 종가 기준 1682억 원 정도의 자금이면 된다. 조 명예회장이 풍부한 자금을 활용해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사들이면 조 고문 측이 막판에 공개 매수 가격을 올리며 공세 수위를 높여도 공격을 막아내는 것이 가능하다. 회사 측은 현재로도 충분히 경영권 방어가 가능하다는 입장지만 최악의 경우에도 조 명예회장이라는 안전판을 확보한 셈이다.

조 회장의 자금력이 알려진 것과 달리 풍부하지 않다는 점도 조 명예회장의 등판 가능성을 높이는 변수다. 현재 조 회장은 본인의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담보로 1900억 원을 빌린 상태다. 한국앤컴퍼니 지분 25.52%가 담보로 잡혀 있다. 자신이 소유한 지분 42.03%의 절반 이상이 묶여 있는 셈이다. 주식담보대출을 받을 지분이 아직 남아 있지만 대출이자율이 최대 5.9%에 달해 추가로 자금을 빌려 지분을 매입하기에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서민우 기자·유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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