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총 82억 달러(약 10조 7871억 원)를 들여 미국에 고속철도를 도입하는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선 여론조사 가상 대결에서 잇따라 열세를 보이는 가운데 자신의 경제정책인 ‘바이드노믹스’의 성과를 구체화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해 라스베이거스와 로스앤젤레스를 연결하는 총 32억 달러(약 4조 2240억 원) 규모의 고속철도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에서 철도는 시속 220마일로 달린다”면서 “우리는 최고의 경제를 가지고 있다. 최고의 인프라 없이 어떻게 최고의 경제가 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을 앞두고 이뤄지는 이번 서부 지역 철도 건설에는 총 82억 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1971년 미국철도여객공사(암트랙) 설립 이후 최대 규모의 철도망 투자다. 해당 투자를 통해 총 10개 노선이 들어설 예정이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라스베이거스~로스앤젤레스 노선 건설로 자동차 운전의 절반 수준인 2시간 만에 해당 구간을 주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이나 독일,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철도를 보고 ‘왜 우리는 이런 좋은 것을 갖지 못할까’ 생각했다면 이것이 바로 그 해답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선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견제 수위도 한껏 높였다. 그는 “트럼프는 말만 했지만 우리는 이것을 실행하고 있다”면서 “트럼프는 미국이 실패하고 있다고 말하기를 좋아하는데, 사실 그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잘 모른다”고 지적했다.
한편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현직인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는 현상이 고착되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전역의 등록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오늘 대선이 열린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7%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43%가 바이든 대통령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