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판다·딤섬 본드






올 1~9월 중국 금융시장에서 ‘판다 본드’ 발행 규모는 1064억 위안(약 19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8% 늘어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딤섬 본드’ 발행액도 179.3% 급증한 1671억 위안에 달해 역대 최대치다. 판다 본드와 딤섬 본드는 외국계 기관·기업이 각각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을 말한다. 이들 채권 발행이 급증한 것은 미국보다 조달 금리가 낮고 지난해 중국 정부가 위안화 국제화 차원에서 외국인에 대한 채권시장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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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위안화 무역 거래 활성화, 역외 위안화 시장 육성 등을 통해 위안화 국제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미국의 달러 패권에 도전하고 경제·금융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에 힘입어 올 2분기 중국의 무역과 자본거래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은 49%에 달해 분기 기준으로 미국 달러화를 사상 처음 추월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달러화와 유로화 결제망에서 배제되자 위안화 거래를 확대한 게 주요 원인이다. 또 중국은 올 들어 브라질·아르헨티나 등과 양국 간 교역에서 달러 대신 위안화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한국 역시 대중 무역 부진에도 위안화 무역 결제와 원·위안 직거래 등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위안화 국제화 작업은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중국은 위안화 환율 방어, 미국의 무역 제재에 대한 반격 등 다목적 차원에서 미국 국채를 팔고 있다. 올 9월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7781억 달러로 1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통상 미국 국채의 대량 순매도는 미국 채권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로 이어진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탓에 원화 가치도 위안화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동조화 현상을 보인다. 위안화의 위상이 높아지면 외국인의 원화 예금이나 원화 금융자산 투자가 줄면서 원화 국제화를 가로막을 수 있다. 중국의 ‘위안화 굴기’ 행보를 예의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최형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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