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뮤지컬 '컴프롬어웨이'…불시착 승객들 보듬는 '따뜻한 인류애'

9·11 테러 실화바탕 한국서 초연

최대 1인 10역 등 배우 열연 주목

뮤지컬 '컴프롬어웨이'의 한 장면. 연합뉴스뮤지컬 '컴프롬어웨이'의 한 장면. 연합뉴스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와 국방부 청사에 비행기 테러가 발생한 미국은 하늘의 문을 걸어 잠근다. 미국을 향하던 수많은 여객기들은 강제로 인근 공항에 불시착 시도를 하게 된다. 캐나다의 작은 도시 뉴펀들랜드섬의 갠더도 예외는 아니었다. 갑작스럽게 7000명의 승객을 수용하게 됐지만, 주민들은 이들에게 옷과 식료품, 술을 제공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다.



최근 막을 올린 뮤지컬 ‘컴프롬어웨이’는 9·11 테러 당시 갠더에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갠더에서 현지인들을 인터뷰하는 등 철저한 사전조사를 거친 후 대본·작곡을 완성한 아이린 산코프와 데이비드 헤인은 2015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작품을 처음 선보였다.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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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명의 배우들이 승객과 주민들을 모두 연기해야 하는 특성상, 무대는 빠른 전환을 오간다. 배우들은 옷을 갈아입거나 의자를 돌려 앉으면서 바뀐 배역을 표현한다. 가장 많은 역할을 맡은 ‘오즈’ 역의 배우들은 2시간 동안 10명에 달하는 인물들을 연기해야 할 정도다.

1인 다역의 구조는 탑승객과 마을 사람들의 온전한 이해를 위해 마련된 장치다. 박소영 연출은 “이들이 서로를 배척하지 않고 위로하는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승객과 주민이 돼야 했다”고 말한다

극은 떠들썩한 켈트 음악과 춤을 통해 공연 내내 거대한 파티가 열리는 듯한 인상을 준다. 타인을 쉽게 포용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은 20여 년 전 실화를 통해 우리가 상실했던 인류애의 자취를 발견하게 된다. 송한샘 연출은 “자발적인 참여와 연대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가 세상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뮤지컬 배우 1세대로 꼽히는 이들부터 2000년대생 배우들까지, 배우들의 구성도 다채롭다. ‘닉’을 맡은 배우 남경주는 “후배들과 똑같이 앙상블이 되어 세트를 움직이고 배역을 한다는 게 너무나 의미 있는 과정이었다”고 전했다. 공연은 내년 2월 18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시간은 130분.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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