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빈틈 없는 공급망 대책 마련해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이달 8일 국회 본회의에서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안’이 통과됐다. 2021년 말 중국발 요소수 부족 사태를 계기로 발의된 지 1년 2개월 만이다. 법안에는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기본 계획 수립과 경제안보 품목 지정, 조기 경보 시스템의 운영·관리, 위기 대응 조치 등이 포함돼 있다. 내년 6월 시행이 예정된 이 법은 특정국 의존도가 높은 경제안보 품목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법 시행 전까지 기본 계획 및 부처별 시행 계획 마련과 같은 꼼꼼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정부가 공급망 안정화 정책의 컨트롤타워인 공급망위원회를 내년 6월까지 설치하고 관련 기금을 조성하기로 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조치다.



공급망 안정화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해외 공급망은 자원안보의 블록화 속에서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공급망 우위 기술을 전략무기화하고 안정적 내수 확보를 위한 자국 우선주의 경향을 확대하는 추세다. 상황이 이런데도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이 이제서야 공급망기본법을 마련한 것은 만시지탄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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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기본법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자원안보특별법 제정안까지 통과돼 법 체계가 완성돼야 한다. 자원안보 위기 발생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위기 대응 체계와 긴급 대응 조치 등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공급망 확보와 자원 수급 안정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논의될 공급망 대책이 근본 해법에 이르지 못하고 미봉책에 그쳐서는 안 된다. 우리는 중국의 요소수와 희토류 수출 통제, 흑연 수출 중단 등을 겪으면서 공급망의 중요성을 절감한 바 있다. 최근 중국의 수출 통제로 다시 수급 우려가 커지고 있는 요소수의 경우 한때 중국산 비중이 66.5%까지 낮아졌다가 올해 들어 90%대로 돌아왔다. 땜질 처방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산업에 꼭 필요한 핵심 재료의 공급망 유지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216개에 이르는 품목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실리콘 웨이퍼나 불화수소 등 반도체 주요 핵심 원자재도 중국 의존도가 80%에 달한다. 중국이 자원을 무기화하면 국내 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근본 해법을 모색하고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다자협의체나 국가 간 공급망 대화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품목별 다양한 공급처를 확보해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대체품을 생산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우리 경제가 공급망 문제로 발목 잡히는 일이 없도록 국회도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공급망기본법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법사위에 계류 중인 자원안보특별법 제정안도 조속히 통과되도록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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