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호텔까지 침투한 '보이스피싱'…룸에 070→010으로 바꾸는 기계 있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되는 '변작 중계기'가 호텡 객실에 설치되어 있는 모습. 사진 제공=제주경찰청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되는 '변작 중계기'가 호텡 객실에 설치되어 있는 모습. 사진 제공=제주경찰청




제주 호텔에서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는 범죄가 발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해외에서 걸려 온 '070' 전화번호를 '010'으로 바꿔주는 변작 중계기를 호텔에 설치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로 불법체류 신분 20대 중국인 A씨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7일∼9일까지 제주시 내 2개 호텔 객실에 변작 중계기 각 1개를 설치한 혐의를 받는다.



문제의 중계기는 해외 발신 번호를 국내 휴대전화 번호 '010'으로 바꿔주는 기계다. 해외에서 걸려온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문자나 통화를 국내에서 발신된 것처럼 속이는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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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신호를 감지한 통신 3사(SK텔레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지난달 8일과 9일 해당 호텔 2곳 객실 의자 아래와 서랍장에 각각 설치된 변작 중계기를 발견해 수거했다.

또한 당시 객실에 투숙했던 A씨를 지난 4일 제주시 모처에서 붙잡았다.

경찰 조사 결과 지난 6월 제주에 무비자로 입국한 A씨는 체류기한을 넘긴 상태에서 범행했다. A씨는 중국인만 사용하는 SNS에서 '일당 15만 원 단기 알바' 글을 보고 이같이 범행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SNS 오픈채팅방에서 알게 된 누군가가 클린하우스에 중계기를 둘 테니 그것을 가져가 설치하라고 해서 설치만 했을 뿐이다. 일당도 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범행을 지시한 자가 누구인지 등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재까지 이 변작기를 통해 해외 발신 번호가 국내 번호로 둔갑했다거나 보이스피싱 피해를 본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A씨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을 거쳐 추적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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