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트로트 가수서 창업 멘토로 변신…"공감하는 힘이 핵심"

법무부 최연소 여성 취업교정위원 문예진 예진컴퍼니 대표

10여년차 중견 가수…"창업자 스스로 비전 찾도록 도움"





“트로트 가수와 취창업 멘토 모두 핵심역량은 공감하는 힘입니다. 적극적으로 다가가 소통할 때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죠.”



지난 10월 법무부로부터 최연소 여성 취업교정위원으로 위촉된 문예진(사진·28) 예진컴퍼니 대표. 그녀는 중학생 때 전국노래자랑 무대에 오른 후 트로트 가수로 데뷔, 10년 넘게 왕성하게 활동한 중견급 가수다.

대학시절에는 직접 스타트업을 창업,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한 당찬 학생이었다. 졸업 후에도 6년째 청년창업가이자 취창업 멘토로서, 창업자 뿐 아니라 새로운 삶을 살아나갈 사람들의 준비과정을 돕는 일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는 "트로트 음악을 통해 어른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줄 수 있었다면, 청소년, 청년, 여성 등을 대상으로 하는 취창업 지원활동은 다양한 세대의 자아실현과 경제적 활동을 돕는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고 말한다.



문 대표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다. 고향인 충북에서 열린 ‘전국노래자랑’을 시작으로 여러 가요제에서 입상했다. 이를 시작으로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였고, 정식으로 앨범을 내고 데뷔했다. 대추홍보대사로도 수년간 활동했고, 대학 역시 트로트 가수의 꿈을 이어가기 위해 자연스럽게 실용음악과로 진학했다. "학교에서 또래 아이들이 내 노래를 듣는 것도 좋았지만, 어른들이 제 노래를 들을 때 즐거워하시는 게 더 좋더라구요. 그 호응 때문인지 트로트 가수의 길이 훨씬 더 재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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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트로트 가수로서는 감정적인 위로밖에는 줄 수 없었고, 너무 일찌감치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피로와 공허도 몰려왔다. 어린 나이부터 연예인으로 활동하면서 많은 공연과 방송을 통해 돈도 제법 벌었지만,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많이 힘들기도 했다. 특히 트로트 음악의 특성 때문에 또래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수강한 창업 관련 과목은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문 대표는 창업 동아리에 들어간 뒤, 곧바로 창업을 결심했다. 첫 창업 아이템은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을 돕기 위한 플랫폼. 이른바 ‘고액 단기 아르바이트를 위한 매칭 플랫폼 서비스’였다. 사업비를 얻기 위해 여러 정부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지원금을 발판으로 시장의 문을 두드려 보기도 했다. 하지만 사업을 확장하는 데는 실패했다. 그는 “창업 동아리에서 배운 얕은 지식으로 창업에 직접 도전했지만 시장수요 조사와 경쟁환경, 기술적 우위에 대해서도 면밀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얻은 성공과 실패의 생생한 경험은 큰 교훈이 됐다”고 했다.

이후 마케팅 대행회사를 운영하기도 했고, 지금은 창업교육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직접 정부지원 사업에 실패와 성공을 경험하며 얻은 노하우, 시장진입을 위한 교훈 등을 생생하게 전하는 창업지원 및 교육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트로트 가수로서 감정으로 소통하는 일이 즐거움이었다면, 창업교육의 대표로서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직접 도움을 줄 수 있을 때가 가장 즐겁다고 한다. “청소년, 청년, 여성, 시니어 등 모든 세대에게 창업이란 정말 막막하고 힘겨운 일인데, 창업에 대해 고민 중인 사람들이 타인의 막연한 훈계나 주입식 교육을 받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하지만 창업을 돕는 일의 핵심은 창업자 스스로 자기의 비전과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돕는 일 같습니다. 잘 아는 건 기본이고, 창업자와 감정적으로 소통하는 능력이 꼭 필요합니다.”

문 대표는 직접 기획·운영 중인 교육을 통해 다양한 배경의 취업 희망자들이 길을 찾고, 용기와 위로를 얻는 모습을 볼 때 가장 기쁘다. 최근 크게 유행했던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에서 섭외요청이 왔을 때는 적잖이 고민하기도 했고 좋은 기회를 고사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그 결정에 자부심을 느낀다. “20대의 젊은 나이에 법무부 취업 교정위원이라는 직함은 제 개인에게는 영광이지만, 동시에 큰 부담이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새로운 삶을 만들어 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끝까지 해보고 싶습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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