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중소벤처기업 진흥 전문기관인 ‘관악 중소벤처진흥원(가칭)’을 설립합니다. 2025년에는 서울대벤처타운역 일대에 청년벤처창업공간을 조성합니다. ‘청년’과 ‘서울대학교’라는 지역의 우수한 인프라와 역량을 활용해 관악S밸리를 실리콘밸리와 같은 벤처창업의 메카로 만들겠습니다.”
14일 서울시 관악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체계적인 벤처창업 지원을 통해 지속발전이 가능한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과거 베드타운 같았던 관악구에는 현재 500여 개 기업, 3000명 이상의 창업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는 “2026년까지 창업 인프라 25개소 확충, 우수 벤처·창업기업 1000개 유치, 고용 창출 6400명, 투자유치 2000억 원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 구청장은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 참석할 예정이다. 관악S밸리의 8개 기업이 박람회 참가 승인을 받았고, 2개 기업이 3개 부문에서 CES혁신상을 수상했다. 박 구청장은 “오는 2026년이면 유니콘 기업 탄생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관악구는 신림선 서울대벤처타운역 일대 ‘역세권활성화사업’ 대상지에 기부채납 받은 건물(1283.5㎡)을 활용해 청년벤처창업공간을 조성할 방침이다. 박 구청장은 “현재 창업 보육공간에 입주한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더 큰 공간을 찾고 있다”고 필요성을 설명했다.
관악 중소벤처진흥원 설립을 위해서는 올해 안에 타당성 검토와 서울시 협의를 마칠 계획이다. 그는 “대기업과의 협력, 중앙정부 지원, 펀딩까지 S밸리 기업들에게 체계적인 연계를 위해 법인을 만들려는 것”이라며 “공공에서 할 수 없는 부분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관악S밸리 창업인프라시설 16개소에는 126개의 창업기업이 입주해 1000여명이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연매출은 2019년 8억2400만 원에서 지난해 203억 원으로 24배 증가했고, 투자 유치액도 같은 기간 11억 원에서 697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에는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로 지정돼 재산세·취득세 50% 감면, 개발부담금 등의 부담금 면제, 판로마케팅, 교육컨설팅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아울러 59억 원 규모의 ‘제2호 관악S밸리 기업지원펀드’를 조성하는 등 총 200억 원 상당의 창업지원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이전을 희망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벤처창업 인프라를 확대하면서 산·학·연 협업을 통한 기업 성장을 지원해 인공지능(AI), 바이오 등의 산업을 육성하겠다”라고 밝혔다.
벤처창업 메카가 되려면 교통도 중요한 요소다. 올해 신림선 경전철 개통으로 관악에서 서울 전 지역으로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됐다. 박 구청장은 “신림선 개통과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 지정으로 신림동 공실이 많이 없어졌다”며 "유동인구가 많아지고 일자리가 창출되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정문 앞에서 여의도를 거쳐 은평구 새절역까지 연결되는 서부선 경전철(총 연장 17.8km, 17개 정거장)도 내년 중반 민자사업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남부순환로(난곡)와 강남순환도로(낙성대)를 연결하는 신봉터널도 2026년 개통 예정이다. 박 구청장은 “추가 경전철 노선과 신봉터널이 개통되면 주민들의 교통환경 개선 뿐 아니라 역세권 개발, 새로운 인구 유입, 벤처기업의 입주여건 향상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관악구는 청년 인구 비율이 41%에 달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개별 자치단체에서는 흔치 않게 박 구청장은 청년과의 소통을 위해 청년문화국을 지난달 신설했다. 올 4월에는 청년 종합 활동 거점 공간인 ‘관악청년청’ 문을 열었다. 관악청년청에는 지하 1층에서 지상 7층까지 청년카페, 세미나실, 상담실, 다목적강당, 공유오피스, 창업보육실 등으로 구성됐다. 박 구청장은 “각 공간을 활용한 정책 특화사업부터 고용, 일자리, 복지, 종합상담, 커뮤니티 지원까지 청년 중심의 맞춤형 컨설팅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며 명실상부한 청년 종합활동 거점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