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산균 시장이 포화되면서 장내 미생물 검사로 맞춤형 제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가 활발해지고 있다.
16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발간한 ‘2023 건강기능식품 시장 현황 및 소비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규모는 지난해 6조 1000억 원 돌파 후 올해 6조 2022억 원까지 성장했다. 올해 구매 건수 기준 상위 5개 기능성 원료는 프로바이오틱스, 홍삼, 종합비타민, 단일비타민, EPA 및 DHA 함유 유지(이하 오메가3) 순으로 프로바이오틱스가 가장 높은 구매 건수를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규모가 1조 원에 육박하면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이들 기업은 기능성이나 특허 균주가 부각된 신제품 출시부터 맞춤형 유산균 제품 추천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경쟁력 높은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포화된 국내 유산균 시장 속 ‘장내 미생물’ 검사로 맞춤형 유산균 제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각광을 받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기업 ‘이지놈’은 ‘이지것 프로’ 서비스를 통해 3세대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반의 장내 미생물 검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채변 후 검체를 발송하면 장내 미생물 타입을 비롯해 검출 유해균 리스트, 질환 위험률 분석, 맞춤 관리 솔루션 등 분석 결과를 받아보고 맞춤형 유산균 제품을 고를 수 있다.
장내 미생물 환경을 검사하는 방법에는 중합효소연쇄반응(PCR)과 NGS가 있다. PCR은 장내 미생물의 특정 DNA를 증폭해 검사하는 방법으로 비용이 저렴하지만 소수의 미생물들에 대한 검사만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해 신속하고 대량의 염기서열분석이 가능한 것이 NGS다. 장내 미생물 검사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식인 NGS는 염기서열 기반으로 식별하기 때문에 연계성을 높일 수 있다.
NGS는 2세대와 3세대 분석 방식으로 나뉜다. 3세대 NGS는 기존 2세대 NGS 대비 높은 해상도와 정확도를 제공한다. 2세대 NGS의 경우 리보솜RNA(rRNA) 유전자의 일부만을 사용해 생물 분류 체계에서 속(genus) 수준의 분석만 가능하다. 하지만 3세대 NGS는 기존의 미생물 분류 마커로 사용되던 16S rRNA 유전자를 넘어 23S rRNA 유전자까지 한 번에 사용하면서 더욱 낮은 단계인 종(species)수준의 파악까지 가능하다. 2세대 NGS는 해당 미생물의 유익균과 유해균 판별이 어렵지만, 3세대로는 구별이 가능해 더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지놈은 새로운 데이터베이스를 개발하는 한편 기존 데이터베이스를 업데이트하는 등 더 높은 정확도와 해상도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특허 균주나 기능성을 앞세운 유산균 제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올 9월 GC녹십자웰빙(234690)은 호흡기 특허 유산균주(GCWB1001)가 함유된 어린이용 제품 ‘Ur.pnt 숨쉬는 어린이 유산균’을 선보였다. ‘GCWB1001’는 김치에서 자체 분리한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럼’ 균주로 GC녹십자웰빙 연구소가 오랜 연구 끝에 독자 개발했다.
대웅(003090)바이오는 기능성과 특허 균주를 강조한 다이어트 유산균제 ‘잇츠뺄타임’을 출시했다. 다이어트 시 발생할 수 있는 장 질환 예방과 장내 불균형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17종 혼합유산균(특허5종) 및 글루텐 분해 유산균을 함유했다.
조서애 이지놈 대표는 “장내 미생물에는 체내 유익한 물질을 생산해 건강에 도움을 주는 유익균이 있는 반면 특정 질환의 원인이 되는 유해균도 존재한다”며 “장내 미생물 검사를 통해 각 질환과 영양대사에 영향을 주는 장내 미생물 환경을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