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중국 주식을 집중 매도하면서 해외 주식 매도액이 10년 만에 매수액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도 결제액은 1370억 4700만 달러로 매수 결제액 1359억 7000만 달러보다 많았다. 결제 금액이 순매도를 기록한 건 최근 10년 사이 처음이다. 이 기간 동안 해외주식 순매수 금액은 2014년 3억 5400만 달러를 시작으로 2017년 14억 4800만 달러, 2020년 197억 4400만 달러로 급증했다. 지난해도 순매수액이 118억 9000만 달러로 10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섰지만 올해 들어 역전된 것이다.
이는 미국과 중국, 홍콩 주식의 매도액이 매수액보다 컸던 데 따른 영향이다. 올 미국 주식의 매도액은 1302억 6800만 달러로 매수액 1288만 3600만 달러보다 많았다. 중국과 홍콩 주식도 각각 5100만 달러, 1억 3000만 달러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과 유로 시장 주식은 각각 6억 4800만 달러, 1억 7100만 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순매수액이 가장 컸던 해외 주식은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 국채 3배(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S)’ 상장지수펀드(ETF)로 총 11억 1412만 달러의 순매수 결제액을 기록했다. 이 상품은 미국 20년 이상 장기 국채를 3배로 추종한다. 그 다음은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 국채 일본 엔화 헤지 ETF'(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였다. 일본 엔화로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순매수 결제액은 4억 3620만 달러다.
두 ETF 모두 미국 장기채 금리가 낮아질수록 자본차익이 커지는 상품이다. 최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내년에 금리를 세 차례에 걸쳐 인하할 것으로 시사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화당국은 적어도 현 시점에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실질적으로 종료가 됐음을 직간접적으로 확인했다”며 “당사는 내년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하반기 이후에서 1개 분기 정도 앞당겨 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