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택하겠다는 히스패닉(라틴아메리카계) 유권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 시간)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이달 히스패닉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38%로 바이든 대통령(37%)를 소폭 앞섰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히스패닉의 지지가 11월 대선에서 재대결 가능성에 준비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으로 분류됐던 히스패닉 유권자들 가운데 공화당을 택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이는 집권 민주당이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관심이 큰 현안에 소홀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히스패닉의 투표 흐름을 수십 년간 연구한 전문가 루이 테이셰이라는 “민주당은 투표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에 위협을 야기하는 방식을 포함한 문제들이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라틴계 시민단체 유니도스유에스의 조사에 따르면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중시하는 현안은 인플레이션, 일자리, 경제 등이었다.
히스패닉은 미국 전체 유권자의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 또한 경합주에서는 히스패닉의 투표가 선거 결과를 가르는 역할을 하기로 해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잇따른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처지고 있다.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15일 전국 단위에서 실시된 497개 여론 조사의 평균을 집계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 평균 지지율은 41.8%로 트럼프 전 대통령(43.7%)보다 1.9%포인트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