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로부터 벗어난 자국민들을 오인 사살한 사고를 계기로 인질 안전에 소극적인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하마스와 대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인질 석방을 위한 새로운 협상에 나서면서 2차 휴전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인질 오인 사살이 발생한 다음날인 16일(현지 시간) 수천 명이 텔아비브에 집결해 ‘즉각 휴전’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대는 “인질들은 심지어 탈출에 성공했을 때조차 우리 군의 발포로 목숨을 잃었다”며 “이스라엘 정부는 인질들을 포기한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가자지구 북부에서 교전 중 대원이 자국인 인질 3명을 위협으로 잘못 인식한 후 총살했다고 밝혔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교전 중 압박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총격이) 이뤄졌다”며 “이러한 사건이 앞으로 다신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말했지만 논란은 확산했다. 당시 인질들은 군의 의심을 사지 않도록 상의를 벗은 채 흰 깃발을 흔든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이번 사건이 교전 규칙에 어긋났다는 점에서 최고위급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팀에 지시를 내렸다”며 “인질을 되찾아오는 것을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다비드 바르니아 이스라엘 모사드 국장은 전날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협상 중재역을 맡아온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회동했다. 이스라엘과 카타르 고위 당국자가 만난 것은 일시 휴전이 중단된 1일 이후 처음이다.
다만 대화가 재개되고 2차 인질 석방 및 휴전 합의가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승리를 위해 군사적 압박이 필요하다”며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격을 완전히 멈추지 않는 한 어떤 인질 교환 협상도 시작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