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 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한 핀란드를 향해 국경 인근에 군사력을 증강할 것이라고 경고장을 날렸다.
1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영 방송인 러시아1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서방)이 핀란드를 나토로 끌어들였다"며 "이제까지 우리(러시아)가 핀란드와 분쟁이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20세기 중반의 영토 분쟁을 포함한 (양국 간) 모든 논쟁은 오래 전에 해결됐다"고 덧붙였다. 핀란드가 최근 자국과 별다른 영토 갈등이 없었음에도 올해 4월 나토에 가입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1340㎞에 걸쳐 국경을 맞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핀란드와) 문제가 없었지면 앞으로는 생길 것"이라며 "우리는 그 곳(핀란드 국경)에 레닌그라드 군구 병력을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닌그라드 군구는 발트해와 북극해 연안을 관할하고 있다.
핀란드의 나토 가입 이후 양국의 국경 긴장은 계속되는 추세다. 핀란드는 나토 가입 신청 이후 러시아 접경지역 철책선 구축에 1억 4300만 달러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를 경유한 제3국 망명 신청자가 급증했다며 러시아 국경검문소 8곳을 모두 폐쇄했다.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는 해당 발표 당시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난민 밀어내기'를 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작전이며 국가 안보 문제"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장악하면 나토 회원국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는 "전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나토 국가들과 싸울 이유도, 관심도, 지정학·경제적·정치적·군사적 이익도 없다"며 "우리는 오히려 그들과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