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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최초의 자동차 제조사가 만든 자동차 - 파나르 & 르바소 타입 B2

자동차 산업 초반을 이끈 파나르 & 르바소

실적은 물론 모터스포츠 활동으로 이목

파나르 & 르바소 타입 B2. 김학수 기자파나르 & 르바소 타입 B2. 김학수 기자



초기 자동차 산업은 말 그대로 ‘말이 끄는 마차’에서 말이 사라진 개념이었다. 그렇기에 1894년 치러진 ‘파리-루앙’ 레이스에서는 ‘말 없이 달리는 마차’를 활용한 레이스라 알려지기도 했다.

증기자동차, 전기자동차 그리고 가솔린을 사용한 내연기관 차량 등 다양한 차량 사이에서 드디옹의 증기자동차가 가장 먼저 결승을 통과했지만 부정 행위 등으로 인해 ‘다임러’의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파나르 & 르바소의 차량이 푸조의 차량이 우승에 올랐다.


그리고 이듬해 펼쳐진 파리-보르도 레이스에서는 왕복 1,200km에 이르는 거리를 파나르 & 르바소의 창립자 중 하나인 에밀 르바소가 직접 참전해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내며 ‘내연기관의 시대’ 그리고 ‘모터스포츠의 시작’을 알렸다.

특별한 자동차 브랜드, 파나르 & 르바소가 선보인 타입 B는 어떤 차량일까?

파나르 & 르바소 타입 B2. 김학수 기자파나르 & 르바소 타입 B2. 김학수 기자


시대를 풍미한 파나르 & 르바소

2023년, 지금 시대를 풍미하는 자동차 브랜드 중에 ‘파나르 & 르바소’는 존재하지 않는다. 파나르 르바소는 지난 1967년, 시트로엥의 인수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제1차 세계대전’ 이전의 시간이 전성기였기 때문이다.

다양한 산업 부분에서 ‘자동차 부분’을 새롭게 추가한 푸조와 더불어 1880년대 세계 최초의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로 설립된 파나르 & 르바소는 당시 대부분의 자동차들이 차량 후방에 구동계를 탑재한 것을 탈피해 전방 엔진, 후륜구동의 방식 즉 ‘FR’ 구조를 최초로 선보였다.

파나르 & 르바소 타입 B2. 김학수 기자파나르 & 르바소 타입 B2. 김학수 기자


또한 다임러 사와의 계약을 통해 가솔린 엔진을 공급받아 ‘내연기관 차량’ 생산에 초점을 맞췄다. 타입 B 모델은 이러한 요소들을 그대로 반영했다. 당시 파나르 & 르바소의 설계 사상에 맞춰 차량 전면에 라디에이터 그릴이 자리하고 당대 ‘마차’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다.

더불어 마차에서 그대로 옮겨온 듯한 의자가 마련됐고, 2열 공간에는 간소한 의자가 더해졌다. 이외에도 전륜과 후륜의 크기가 다르게 제작된 점 역시 당시의 설계 사상, 혹은 ‘자동차를 바라보는 관점’을 드러낸다.

파나르 & 르바소 타입 B2. 김학수 기자파나르 & 르바소 타입 B2. 김학수 기자


12마력을 내는 파나르 & 르바소의 자동차


타입 B는 최고 출력 12마력(ps)를 내는 4기통 3,563cc 엔진을 탑재하며 당대 최고 수준의 차량이라 평가 받았다. 여기에 파리-루앙 레이스에서 처음 적용된 현대적인 형태의 스티어링 휠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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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1895년, 클러치 페달을 적용한 체인 구동 방식의 변속기를 적용하며 당대의 기술적 혁신을 이뤄낸 차량이기도 하다. 참고로 이러한 체인 구동 방식의 변속기는 1928년, 캐딜락이 선보인 싱크로매시 구조의 변속기 등장 이전, 변속기의 표준처럼 활용됐다.

파나르 & 르바소 타입 B2. 김학수 기자파나르 & 르바소 타입 B2. 김학수 기자


낯선 이름, 파나르 & 르바소

다양한 산업에 있어 언제나 ‘첫 번째’는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자리한다. 그런 것에 비해 세계 최초의 ‘자동차 제조사’라 할 수 있는 파나르(Panhard, 당시 파나르 & 르바소)는 지금의 대중에게는 그리 익숙한 이름은 아닐 것이다.

르네 파나르와 에밀 르바소가 협업을 통해 1887년 설립된 파나르 & 르바소는 분명 ‘자동차 산업의 태동’ 시기에는 많은 관심을 받는 브랜드였다. 당시 파나르 시스템, 변속기, 서스펜션 등 다양한 부분에서 자동차 산업의 ‘표준’을 여럿 제시하기도 했다.

파나르 & 르바소 타입 B2. 김학수 기자파나르 & 르바소 타입 B2. 김학수 기자


그러나 대부분의 자동차 및 제조 산업의 기업들과 같이 유럽 및 전세계를 혼란에 빠뜨렸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결국 ‘독자 생존’의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1967년, 민수 시장 부분이 프랑스의 자동차 브랜드 ‘시트로엥’에 흡수, 통합됐다.

이후 파나르는 프랑스 군수 차량 등을 제작하며 ‘브랜드’를 지키는 듯 했으나 이 역시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결국 여러 그룹의 매물로 자리를 옮기다 지난 2018년, 르노트럭 디펜스 부분에 흡수되며 완전한 종말을 맞이했다.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 김학수 기자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 김학수 기자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

파나르 & 르바소의 자동차, 타입 B2를 만날 수 있는 장소는 세계 여러 곳이 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장소라 한다면 일본의 유명 서킷인 후지 스피드웨이에 자리한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이다.

참고로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은 올해 첫 개장한 모터스포츠 박물관으로 후지 스피드웨이 내 호텔에 위치하고 있으며 1층과 2층 공간에 30~40대의 자동차 및 레이스카를 전시해 모터스포츠 마니아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서울경제 오토랩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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