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사람 10명 중 8명은 집값을 이유로 연금을 중간에 깬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퇴직연금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을 중도에 인출한 인원은 총 4만 981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재작년(5만 4716명)보단 9% 감소한 수치다. 중도 인출 금액도 같은 기간 10% 줄어들어 1조 7000억 원을 나타냈다.
문제는 중도 인출 중 주택 구입·임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80%나 된다는 점이다. 노후 자금을 깨서 집을 사거나 전세자금을 내는 사례가 많다는 뜻이다.
실제로 중도 인출한 사람 중 주택 구입(46.6%·2만 3225명)과 주거 임차(31.6%·1만 5742명)가 차지하는 비중은 78.2%나 됐다. 인원수로 보면 3만 8967명이다. 중도 인출 금액 기준으로 보면 주택 구매가 55.6%, 임차가 29.2%를 차지해 총 84.8%나 됐다.
2010년대 후반에만 해도 퇴직연금 중도 인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유는 장기요양이었다. 실제로 2019년엔 중도 인출 인원 중 장기요양이 차지하는 비중이 37.7%로 주택구입(30.2%)보다 더 컸다. 중도 인출 액수로 보면 장기요양이 51.8%나 차지한다. 그러나 지난해엔 이 비중이 4%대(인원·액수 기준)에 불과했다.
퇴직연금 총 적립 금액은 전년보다 13.7% 증가한 355조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원리금보장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보다 2.3%포인트 늘어난 85.4%로 나타났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예금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 선호가 여전히 뚜렷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