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민주주의 슈퍼볼





내년에는 세계의 정치·안보 지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선거들이 많이 치러진다. 새해 1월 대만의 총통 선거 결과에 따라 중국·대만의 관계가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친미(親美)·반중(反中) 노선을 내세운 집권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부통령이 당선되면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과의 갈등이 격화될 것이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간 긴장도 고조될 수 있다. 반면 친중(親中) 성향의 허우유이 국민당 후보가 승리하면 중국의 대만 개입이 노골화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는 러시아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다섯 번째 연임을 시도한다. 야권의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수감 중이어서 푸틴 대통령에게는 뚜렷한 정치적 경쟁자가 없다. 푸틴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당선되면 2030년까지 집권하게 된다.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이 건강 문제로 1999년 사퇴한 후 총리 자격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행한 푸틴 대통령은 과거 네 차례 대선에서 모두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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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1월 대선이 열리는 미국에서는 재선 도전을 선언한 조 바이든 대통령(민주당)과 공화당 후보가 대결하게 된다. 공화당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후보로 확정될 경우 전·현직 대통령 간의 재대결 구도로 치러진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한미일 안보·경제 공조 체제 강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기면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속도를 높이면서 북한·러시아 등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개연성이 있다.

영국 일간지인 가디언은 내년에 40개가 넘는 국가에서 주요 선거를 치르는 것에 대해 미국의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에 비유해 ‘민주주의의 슈퍼볼’이라고 소개했다. 우리도 내년 4월 10일 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치른다. 내년 총선이 진정 ‘민주주의의 꽃’이 되게 하려면 민주적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하고 무분별한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 그래야 민주주의와 경제 번영을 이끌 인물들을 뽑을 수 있을 것이다.

김상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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