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침체와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건설사 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업체별로 자기자본대비 PF규모가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성 위기설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태영건설(009410)은 PF규모가 380%에 육박하고 일부 대형 건설사들도 세자릿수 수준이어서 고민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반면 호반건설·한신공영(004960)은 10~20%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에 따르면 현대건설, 롯데건설, GS건설, 태영건설(별도), HDC현대산업개발,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SK에코플랜트, 호반건설 등 주요 16개 건설사의 합산(도급+정비사업) PF 보증 규모는 2019년 15조6000억 원에서 2020년 16조1000억 원, 2021년 21조9000억 원, 2022년 26조1000억 원, 2023년은 3분기 기준 28조3000억원으로 매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개별 건설사별로 보면 올해 9월말 기준 자기자본대비 PF 규모는 태영건설이 별도기준 373.6%로 가장 높았다. 태영건설의 PF 금액은 3조5000억 원으로, 이는 자기자본의 3.7배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이어 롯데건설과 현대건설이 각각 212.7%와 121.9%로 뒤를 이었다. 자기자본의 2.1배, 1.2배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PF 규모의 경우 현대건설이 8조 2000억 원으로 가장 컸고, 뒤이어 롯데건설과 태영건설이 5조 8000억 원, 3조 5000 억 원 규모다.
반면 자기자본대비 PF 규모가 가장 낮은 곳은 호반건설로 9.6%에 불과했다. 서희건설이 9.7%로 뒤를 이었고, SK에코플랜트(19.9%) , 한신공영(21%), 아이에스동서(28.5%) 순으로 나타났다.
PF 규모를 보면 서희건설이 1100억 원으로 가장 작았고 다음으로는 한신공영이 1500억 원 규모다. 다만 서희건설의 경우 지역주택조합사업의 매출 비중이 85%로 매우 높아 지역주택조합 및 수분양자 등에 제공한 지급보증금액이 3조 3000억 원으로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전체 PF중 1년 이내 만기 도래 금액(올해 6월 기준)이 62%에 달한다는 점이다. 업체별로 보유 유동자산 대비 1년 이내 만기 도래 PF 금액 비율을 살펴보면 태영건설이 3배로 가장 높았고 이어 롯데건설, 현대건설 순이었다. 중견 건설사인 한신공영이 유일하게 1년 이내 만기도래 PF 금액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이후 PF 부실에 따라 대출금리도 급등해 건설사 일부 사업장의 경우 토지 매입을 위해 금리 20%의 브릿지론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건설업계 차환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방 중견 건설사 위주로 유동성 대응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부동산 경기침체와 고금리 장기화 속에 160조원이 넘는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PF 구조조정은 금융회사 구조조정까지 동반하는 만큼 부실이 한꺼번에 터지지 않고 순차적으로 정리될 수 있도록 질서 있는 구조조정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