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상생 금융 방안으로 내년 자동차보험료를 일제히 인하했다. 애초 예상보다 인하 폭이 더 확대돼 대부분 2%대 중반의 인하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자동차보험료 인하로 5000억 원가량의 예상 수입 보험료를 소비자들에게 되돌려주는 것으로 추산된다.
20일 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은 내년 개인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6%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은 이륜 자동차 보험료도 각각 8%, 10.3% 인하하기로 했다. 현대해상도 이날 2.5%의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하율을 발표했으며 DB손해보험은 전날 자동차보험료를 2.5% 인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손해보험사들은 지난해 4월과 올해 2월 자동차보험료를 2년 연속 내렸다. 지난해 4월에는 1.2~1.4%를 인하했으며 올해 2월에는 2~2.1%의 인하율을 발표했다. 애초 보험 업계에서는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하율을 2% 초반대로 적용할 것을 예상했지만 조율 과정에서 인하 폭이 더 확대됐다. 현재 자동차보험의 수입 보험료는 연간 20조 원 정도인 만큼 내년 보험료를 2.5% 정도 인하하게 되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5000억 원 정도의 보험료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수입 보험료를 기준으로 내년 보험료 인하율을 적용해보면 삼성화재는 약 1470억 원,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은 1050억 원, DB손해보험은 700억 원 정도의 보험료를 가입자에게 돌려주는 셈이 된다.
중소 손보사들도 잇따라 보험료 인하에 나서고 있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3% 인하를 결정했다. 현재까지 보험료 인하를 발표한 손보사들 중 인하율이 가장 크다. 아울러 이륜차 보험료도 10%가량 내릴 것을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 한화손해보험은 내년부터 자동차보험료를 2.5%, 롯데손해보험은 2.4% 내리기로 했다.
이제 관심은 생명보험 업계로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생명보험사들은 손보사들과 달리 자동차보험 등 가입이 보편화된 상품이 없어 고민이 깊다.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금리 인하 등이 거론되지만 약관대출 규모가 계약당 200만~300만 원 정도인 탓에 이자를 줄인다고 해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생명보험 업계 관계자는 “결국 사회공헌기금을 확대하는 방식이 주가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상황이라면 올해 안에 상생안을 마련하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