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만산 12개 화학 품목에 적용하던 관세 감면을 전면 중단한다. 내년 1월로 예정된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친미 집권당과 친중 제1야당이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중국이 경제 보복을 본격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전날 대만산 12개 품목에 대해 내년 1월 1일부터 양안(중국과 대만)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따라 시행했던 관세 감면을 중단하고 현행 규정에 따른 세율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관세 감면 중단 대상에는 프로필렌·부타디엔·이소프렌·파라자일렌·염화비닐·도데실벤젠 등 화학 품목이 포함됐다. 중국과 대만은 ECFA 체결에 따라 2013년부터 대만산 267개, 중국산 539개 품목에 무관세 혜택을 적용해왔다.
중국 당국은 대만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무역 규제가 ECFA를 위반한 데 따라 해당 조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관세세칙위는 “대만이 중국 본토 품목들의 수입을 일방적으로 금지하거나 제한했다”며 “중국에 대한 무역 규제 철회 등 효과적인 조치에 나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 상무부는 15일 중국산 2000여 개 품목에 대한 대만의 수입 규제가 중국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무역 장벽’에 해당한다며 경제 보복을 시사한 바 있다. 해당 조사는 당초 10월 12일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대만 총통 선거 하루 전인 내년 1월 12일까지 연장됐다.
대만 총통 선거까지 20여 일을 남겨두고 중국은 정치·경제적 압박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의 정찰풍선은 8일(1개), 18일(2개), 19일(1개) 등 이달 들어서만 네 차례나 대만 상공을 지난 것으로 관측됐다. 대만 인근에서 중국의 군사 활동도 늘었다. 19일부터 약 하루 동안은 대만 섬 주변에서 중국군 소속 군용기 8대와 중국 군함 3척이 탐지됐다. 중국 상무부는 8월 일부 대만 업체의 폴리카보네이트(PC) 제품에 22.4%의 반덤핑 과세를 부과했는데 이달 관련 조사를 내년 5월 29일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