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에 들기 전 TV 앞에 앉아 홈쇼핑을 즐기던 직장인 김모(33)씨. 그는 최근 모바일 홈쇼핑 삼매경에 빠졌다. 김 씨는 “아이 교육을 위해 거실에서 TV를 치웠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휴대폰 홈쇼핑이 편리해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 업계가 내년 모바일을 기반으로 하는 매출 확대를 위해 총력을 쏟는다. 지금까지 유튜브 등을 활용해 휴대폰용 콘텐츠를 만드는데 공을 들여왔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이를 수익으로 연결짓는 작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쇼핑 주요 4사는 내년 모바일을 키워드로 삼아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현대홈쇼핑은 ‘협상형 예능’을 내세워 롯데와 유튜브에서 맞붙는다. 이날 론칭한 새 유튜브 채널 ‘앞광고제작소’를 통해 콘텐츠 내에서 가격을 정하고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방식을 시도한다는 구상이다. 시험 성격을 띤 앞선 세 차례의 방송에서 도합 7억원의 주문액을 냈다.
롯데홈쇼핑 역시 이와 유사한 콘셉트로 지난 7월부터 유튜브 예능 ‘강남의 덤덤’을 운영중이다. 이 역시 유튜브 콘텐츠를 실제 주문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시도로 풀이된다.
GS샵은 지난 1년 간 유튜브 업로드를 중단한 대신 ‘모바일 시프트’ 전략을 취하고 있다. 본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모바일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3분기 GS의 온라인 주문 비중은 60%선을 넘겼다.
CJ온스타일도 일종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인 ‘원플랫폼’을 전면에 내걸고 유튜브와 라이브커머스 등 모바일 채널까지 활용해 제품별로 적합한 수단으로 협력사 마케팅을 지원한다.
홈쇼핑사들이 모바일로 눈을 돌리는 건 TV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특히 올해는 수수료 부담이 크게 늘자 일부 업체가 특정 채널로의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주 고객층의 노후화와 e커머스 부상 등이 악재로 작용해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일각에선 단순 소모성 콘텐츠는 도리어 실적 악화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유튜브를 포함한 신사업 역시 상당한 제작비가 들어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이 ‘탈TV’를 외친 지 벌써 10년이 넘었지만 올해까지 콘텐츠가 주문으로 연결되는 성과는 약했다”며 “e커머스에 없는 차별화된 무기를 바탕으로 고객층을 확장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