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에 시달리다 창 밖에 귀신이 보인다며 고시원에 불을 낸 중국 국적의 20대 남성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권성수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현주건조물 방화 등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 대학원생 M(26)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만 원을 선고했다.
M씨는 지난 9월 오전 3시께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고시원에서 "창문에 귀신이 보인다"며 가연성 물질인 스프레이에 불을 붙여 고시원 내부에 화재를 일으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M씨는 체포돼 유치장에 있는 동안에도 유치장 내부 마감재와 화장실 아크릴판을 손으로 잡아 뜯는 등 소란을 피워 공용물건 손상 혐의로도 기소됐다.
또 방화 전 날 밤 마포구의 한 편의점 앞에서 일면식 없는 40대 여성에게 위협적으로 소리를 지르며 따라간 혐의(경범죄 처벌법 위반)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방화 범행은 무고한 사람의 생명과 재산에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어 비난 가능성이 크고 엄히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M씨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나 제때 약을 먹지 않아 심신미약이었던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 집행은 유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