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中 침체에 정유·화학 '그로기'…한계사업 정리·고부가 승부수

[2023 산업결산] <하> 정유·화학 부문

석유화학 제품 수출 14.9% 급감

NCC공장 매각 등 범용사업 철수

2차전지·친환경 소재 투자 확대

울산석유화학공단 전경. 사진제공=울산시울산석유화학공단 전경. 사진제공=울산시




올해 정유와 석유화학 업계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전방산업 수요 부진과 공급과잉의 악재가 겹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반도체·정유와 함께 ‘수출 3대 효자’로 불렸던 석유화학은 최대 고객인 중국이 자급률을 끌어 올리면서 주력 제품의 수출이 반토막 나기도 했다. 정유 업계는 널뛰는 유가 속에 중국의 수요 부진으로 수익성이 정체됐다. 내년에도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자 기업들은 한계 사업을 접고 친환경과 고부가 사업을 강화하며 위기 돌파에 나설 계획이다.




2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은 462억 달러로 지난해(543억 달러)보다 14.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은 올해 수출액(1~11월)이 8억 424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5억 2130만 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관련기사



수출 악화에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 등 주요 4개사 모두 석유화학과 기초 소재 부문에서 지난해보다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이런 부진은 석유화학 제품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수요 부진 속에 자급률까지 높인 탓이다. 중국 업체들은 특히 범용 제품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다. 업황의 기준이 되는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에서 나프타 가격을 뺀 수치)는 올해 톤당 200달러대에 머물며 손익분기점(300달러)을 밑돌았다. 제품을 생산할수록 손해를 봤다는 의미다. 이에 LG화학의 나프타분해시설(NCC) 공장 매각설이 나오기도 했다.

국내 정유 업체들도 유가의 등락에 따라 실적 널뛰기를 겪었다. 해외에서 들여온 원유로 석유제품을 만드는 국내 정유 업체들의 실적 지표는 정제 마진이다. 정제 마진은 한때 16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수요 부진과 유가 하락에 결국 10달러대에 머물렀다.

내년 전망도 밝지는 않다. 이에 정유사들은 지속가능항공유(SAF)와 같은 친환경 연료 사업을 육성하고 석유화학 제품 사업 비중을 넓히고 있다. 석유화학 업체들은 범용 제품 사업들은 정리하고 친환경 사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중국의 기초 석유화학 사업을 접고 SKC는 폴리우레탄 원료 사업을 매각했다. LG화학도 편광판 소재 사업에서 손을 뗐다. 석화 업체들은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로 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할 방침이다. 탄소 중립 트렌드에 맞춰 배터리, 친환경 소재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박민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