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뛰어난 과학 기술 국가로 변신한 지 오래다. 기술 발전은 반도체·스마트폰 등의 수출을 비롯해 한국이 디지털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마중물이 됐다. 이에 앞장선 기관이 1966년 출범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다. 한국 최초의 정부 출연기관인 KIST는 끈기로 무장한 한국 과학 인력을 양성하는 선봉장 역할을 해 왔다. KIST의 제25대 원장을 맡은 저자 윤석진이 현재 한국의 기술 발전에 대한 위기 의식을 책으로 펴냈다.
35년 간 연구 현장에 몸 담아온 저자는 한국의 과학 기술이 이제 ‘추격’이 아닌 ‘선도’의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유럽·일본 등 전통적인 기술 강국의 견제도 이어지는 형국이다. 인공지능처럼 패러다임을 뛰어넘는 혁신도 이어진다. 저자는 한국 과학계가 선진국 연구의 틀을 빌려오는 것이 아닌, 스스로 연구개발 주제와 과정을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1만 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