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북스&] '기회의 땅' 로컬…'서울공화국'에 반기 들다

■로컬 혁명(윤찬영 지음, 스탠다드북스 펴냄)

■로컬의 신(이창길 지음, 몽스북 펴냄)

인터넷 발달로 장소 중요성 약화

청년들, 기회비용 적은 로컬 주목

개인 취향 살리면서 지역색 결합

지방 상권 부활·사업화 '두 토끼'

현지 주민과의 관계·SNS 홍보 등

로컬 개척자들 사례 생생히 담아





서울공화국, 메가시티, 지방소멸 등 엄혹한 서울 밖 지방 현실에서 새로운 ‘반란’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지역 현장에서 ‘로컬’을 외치는 사람들이다.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가 예산을 쏟아붓는다지만 결국 지역을 살릴 핵심 요소는 사람이다.



지역 부활을 꿈꾸는 두 권의 책이 동시에 새로 나왔다. ‘로컬의 신-서울의 따라 하지 않는다’와 ‘로컬 혁명-서울공화국의 전복을 꿈꾸는 7명의 혁명가들’이다. 모두 서울 외 지역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의 체험을 담았다. 서울의 대척점으로 지방을 살리자는 프로젝트다.

국내 합계출산율 0.6명의 시대이지만 여전히 서울로 사람이 몰리고 지방은 위축되고 소멸돼 간다. 지방이 살 수 있는 것은 결국 서울과 다른 로컬의 강점을 찾아 이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다른 한편으로 로컬은 청년들이 새로운 일에 꿈꿀 수 있는 기회다. 인터넷의 발달로 장소의 중요성의 약해지면서 기회 비용이 훨씬 적고 대안 마련도 쉬운 로컬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가 좋아하는 것을 사업화하면서 라이프스타일도 실천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신간 ‘로컬 혁명’은 지역활동가로 전북 익산에서 책방을 운영하는 윤찬영 작가가 다른 지역 활동가 7명을 인터뷰한 내용이다. 저자는 책에 대해 “로컬에 전에 없던 관심이 몰리는 상황에서 진짜와 가짜를 가려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제주 'iiin' 잡지제주 'iiin' 잡지


부여 자온길 '책방 세간'부여 자온길 '책방 세간'



책에는 ‘마을 스테이’로 공주 제민천의 풍경을 바꾼 권오상 퍼즐랩 대표, 소상공인 중심의 로컬 생태계 구축을 위해 군산 지역술 ‘청주’ 살리기에 나선 조권능 ㈜지방 대표, 빈집 되살리기를 위해 부여 규암리에 ‘자온길’을 개척한 박경아 세간 대표, 로컬 투자를 받아 부산 영도에 ‘끄티-봉래’를 세운 김철우 RTBP 얼라이언스 대표, 전북 임실치즈마을을 이끄는 이진하 운영위원장, 로컬 미디어로서 제주 ‘iiin’ 잡지를 운영 중인 고선영 제주상회 대표 등의 사례가 소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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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 치즈마을 전경임실 치즈마을 전경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넘게 로컬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다른 미래를 개척해온 이들이다. 책에서 조권능 대표는 “산업단지 중심의 산업화전략의 한계가 드러난 만큼 작지만 강한 가계들이 만들어가는 로컬 브랜드의 생태계로 나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착 과정에서 현지 주민과 마찰이 있었다는 박경아 대표는 “마을 살리는 좋은 일이니 모두가 반겨줄 거라고 순진하게 생각했다. 그래도 오랫동안 있으니 믿어주더라”고 회상했다.



‘로컬의 신’은 인천 구도심 상권을 부활시킨 ‘개항로프로젝트’의 주인공인 로컬 기획자 이창길이 로컬로 향하는 청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을 담았다. 근대 인천항 거리의 영광을 재연하려는 ‘개항로프로젝트’는 국내에서 가장 성공적인 지역재생 사례로 꼽힌다.

인천 '개항로 맥주' 포스터인천 '개항로 맥주' 포스터


저자는 이 책을 “로컬에서 기회를 찾아 비즈니스하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한 매뉴얼”이라고 규정짓는다. 이를 위해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있는 분야를 ‘디깅(파기)’하는 것과 함께 지역 및 사람들과 다양한 형태로 관계를 유지할 것을 추천했다. 또 개인의 취향을 살려 라이프스타일을 사업화하고, 지역 자원을 활용해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 가운데 인스타그램을 통해 홍보하라는 조언도 내놓는다. 인천도 로컬이라는 저자의 지적은 ‘서울공화국’이란 현실을 반영하고 있어 짙은 여운을 남긴다. 각권 1만 5000원. 1만 9800원.


최수문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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