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더 나쁜 X도 뻣뻣한데 버텼어야"…'이선균 사망' 경찰 커뮤니티 글 올라와 '논란'

故이선균의 발인이 29일 오전 서울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사진공동취재단故이선균의 발인이 29일 오전 서울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사진공동취재단




배우 고(故) 이선균(48)씨가 29일 가족과 동료들의 눈물의 배옹 속 영면에 들어간 가운데 한 경찰 직원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쓴 글이 논란이다.



지난 27일 경찰청 직원 A씨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피혐의자 이선균씨 죽음에 동정하지 않겠습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블라인드는 사내 메일을 통해 재직 여부를 인증해야 가입할 수 있다.

작성자 A씨는 “당신들이라고 떳떳할 수 있냐”며 대중에게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사했을 뿐이라고 썼다.

그는 이어 “경찰은 마약 피의자 업소 실장의 신빙성 있는 진술에 따라 이씨의 혐의가 있으니 절차에 따라 출석을 요구했고 수사했다”며 “피의자라고 단정 지은 적도 없고 검찰 송치도 하지 않았다. 진술 및 증거에 따라 수사 대상으로 보고 입건시키고 수사하는 건 유명 연예인뿐 아니라 그 누구라도 그렇게 하는 거다”라고 했다.

또 마약과의 대대적인 전쟁, 국가적 차원에서의 대응을 선포한 현시점에서 마약의 ‘ㅁ’자만 들어가도 수사 대상자로 보고 엄정 대응해야만 한다. 그게 단지 이씨였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이 이선균에 대한 수사 정보를 외부에 흘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진술을 들어보겠다고 부른 피혐의자 신분의 인물이 출석하기도 전에, 입건 절차도 밟지도 않은 상태에서 수사 내용이 외부로 흘러가면 각종 외압이 들어온다"며 "흘리고 싶어도 못 흘린다"고 반박했다.



입건 절차도 밟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 내용을 흘리면 각종 외압이 들어와서 그러고 싶어도 못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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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이씨가 마약 혐의를 받고 있다' 수준의 상태에서 '이씨가 마약을 했대'라고 확정 지은 건 경찰인가, 언론인가, 아니면 당신들인가"라며 "정보공개청구라는 제도까지 만들어서 그 누구보다 모든 걸 알고 싶어하는 건 당신들 아니었나"라고 되물었다.

그는 "마약 투약 여부를 밝히기 위한 정밀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다는 기사가 보도됐을 때 당신들은 뭐라고 했나. '이씨가 마약은 안 했네, 그런데 유부남이 업소를 다니는 건 좀'이라고 하지 않았나. 이런 이미지를 만들어놓은 건 누구냐"고 지적했다.

끝으로 A씨는 "이선균씨 너무 안타깝다. 그러나 정정당당 했다면 끝까지 버텼어야 한다. '코로 흡입했는데 수면제인 줄 알았다'는 변명보다 정말 했으면 '했으니 죄송하다' 아니면 '정말 안 했다'라고 버텼어야 한다. 죽음으로 미화될 일이 아니다. 그 정도로 죽을 일도 아니라 생각한다. 더 나쁜 놈들도 모가지 뻣뻣하게 들고 잘 살아간다. 고인의 명복을 빌겠다. 그러나 동정하진 않겠다"고 덧붙였다.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배우 이선균의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배우 이선균의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편 22년 동안 스크린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 배우 이씨의 발인식이 29일 12시께 엄수됐다. 발인식은 이 씨의 부인인 배우 전혜진(47)등 유족을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서 비공개로 열렸다.

유족들과 함께 고인의 동료들도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이 씨는 경기도 수원시 연화장에서 화장된 후 경기 광주에 봉안된다.

이 씨는 2001년 MBC 시트콤 ‘연인들’로 TV에 첫 데뷔했다. 이후 ‘하얀거탑’ ‘커피프린스 1호점’ ‘파스타’ 골든타임' 등을 거치며 드라마 스타로 자리잡았다. 영화에서도 ‘내 아내의 모든 것’이 흥행을 거뒀다. ‘나의 아저씨’ ‘끝까지 간다’ 등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 씨는 2019년 영화 ‘기생충’을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고인의 유해는 수원시연화장에서 화장을 거쳐 경기 광주 삼성엘리시움에 봉안될 예정이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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