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10년 유튜버 도티의 경험, 애니 한편에 담았어요"

'도티와 영원의 탑' 주연 1세대 크리에이터 '도티'

10년전 설립 '샌드박스네트워크'

유병재·빠니보틀 속한 엔터 변신

최근엔 영화 개봉해 스크린 데뷔

'가장 하고싶은것 한다' 마음으로

크리에이터로서 도전 계속할 것

유튜버 크리에이터 도티. 사진 제공=샌드박스네트워크유튜버 크리에이터 도티. 사진 제공=샌드박스네트워크




한때 PD를 꿈꿨던 청년 나희선. 취업을 위해 우연히 시작한 유튜브 채널이 인기를 얻으면서 나희선은 본명보다 ‘도티’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다. 1세대 크리에이터가 돼 유튜브 전성기를 개척한 그는 2014년 다양한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샌드박스네트워크’를 공동 설립했다.



이후 샌드박스 네트워크는 유병재·빠니보틀 등 대형 크리에이터가 속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변모했다. 구독자 234만 명, 10년 경력을 가진 유튜버이자 현 샌드박스네트워크 최고 에반젤리스트(CE)인 그는 최근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도티와 영원의 탑’을 통해 스크린 데뷔에도 나섰다.

29일 서울 용산구 샌드박스네트워크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도티(37)는 영화에 출연한 이유로 “크리에이터들이 영화에도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영화가 잘된다면 다른 크리에이터의 지식재산권(IP)으로도 신선한 시도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 '도티와 영원의 탑' 스틸컷. 사진 제공=샌드박스네트워크영화 '도티와 영원의 탑' 스틸컷. 사진 제공=샌드박스네트워크


영화 '도티와 영원의 탑' 스틸컷. 사진 제공=샌드박스네트워크영화 '도티와 영원의 탑' 스틸컷. 사진 제공=샌드박스네트워크


샌드박스네트워크가 제작한 최초의 애니메이션 영화인 ‘도티와 영원의 탑’은 주인공 도티를 주축으로 한 옐언니·밍모·코아 등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속에서 인기 없는 크리에이터 ‘도티’는 게임 대결을 벌이던 중 우연히 ‘영원의 탑’이라는 게임 속으로 소환된다. 그가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주어진 게임을 해결하면서 모험을 헤쳐 나가야 한다.



영화는 현실 세계를 실사 화면으로, 게임 속 세계를 3D 애니메이션 화면으로 표현한다. 이질적인 화면을 부드럽게 연결하는 시각효과(VFX)를 위해 ‘승리호’를 제작한 위지윅스튜디오가 제작 총괄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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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크리에이터 도티. 사진 제공=샌드박스네트워크유튜버 크리에이터 도티. 사진 제공=샌드박스네트워크


슬럼프에 시달리는 영화 속 ‘도티’는 실제 도티의 경험과 삶을 녹여낸 캐릭터다. 도티의 채널은 저연령층에 인기가 많은 게임 ‘마인크래프트’ 등을 주로 다룬다. 그만큼 ‘착한 유튜버’로 꼽히지만 채널의 방향을 두고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활동 도중 오랜 휴식 기간을 가진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크리에이터들은 숫자의 세상에 살고 있다. 모든 결과가 초 단위로 나오기에 자극성의 함정에 빠지기도 한다”면서 “아이들을 위한 콘텐츠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지만 친구 같은 크리에이터가 될지, 선생님 같은 크리에이터가 될지 고민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후 3000개가 넘는 영상을 제작하면서 도티는 나름의 결론을 내리게 됐다. “오늘 내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마음으로 나희선과 도티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며 활동하는 것이다. 지난해 ‘쇼미더머니’에 출연하거나 이번 영화 주연 제의를 선뜻 수락한 것도 이러한 활동의 일환이다.

영화 '도티와 영원의 탑' 스틸컷. 사진 제공=샌드박스네트워크영화 '도티와 영원의 탑' 스틸컷. 사진 제공=샌드박스네트워크


영화 '도티와 영원의 탑' 스틸컷. 사진 제공=샌드박스네트워크영화 '도티와 영원의 탑' 스틸컷. 사진 제공=샌드박스네트워크


영화는 도티의 지난 10년을 오마주하며 뭉클함을 전한다. 도티는 촬영을 위해 4개월 동안 연기 학원에 다니고 성우에게 직접 애니메이션 연기를 조언받았다. 무엇보다 도티가 가장 열심히 참고한 콘텐츠는 그의 옛 영상들이다. “예전에 게임을 활용해서 스토리를 넣는 상황극을 꾸준히 했었어요. 시간이 지나니 감이 흐려져서 제 영상을 많이 찾아봤죠.” 드로퍼·스피드런 등 10년간 유튜브에서 인기 많았던 게임 장르도 곳곳에 담겼다. 그 때문일까. 지난 성탄절 연휴 내내 무대 인사를 찾은 관객들도 어린이부터 대학 합격증을 들고 온 20대까지 도티를 기억하는 다양한 연령대로 장사진을 이뤘다.

도티는 영화와 유튜브 촬영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함께 만드는 과정’을 꼽았다. 그는 “유튜브는 혼자 모든 상황을 책임지지만 영화는 여러 사람이 협업하는 과정을 거친다”면서 “한마음으로 영화가 잘되기를 바라는 것이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앞으로도 도티의 도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도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은 저평가됐다고 생각해요. 회사 설립 당시 한 투자자에게 제가 크리에이터를 모아 놓고 잠실주경기장에서 오프라인 콘서트를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당시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이제 팬덤의 규모도 커졌고 제 동영상 중에는 수천만 뷰를 기록한 영상도 있죠. 크리에이터 IP의 가능성은 많아요. 앞으로도 도전하는 10년, 20년이 될 겁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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