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6G와 ‘4류 정치’






주요국들이 ‘꿈의 통신’이라고 불리는 6세대(6G) 이동통신 기술 선점을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6G는 초당 100기가비트(Gb) 이상 최고 1테라비트(1Tb는 1000Gb) 전송속도로 최고 20Gb인 5G보다 50배 이상 전송 속도가 빠른 차세대 통신 기술이다. 자율주행차, 만물인터넷(IoE), 인공지능(AI), 확장현실(XR) 등을 구현하는 핵심 통신 기술 인프라다. 미국·유럽·일본·중국 등 주요국에서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6G 구현을 위한 연구개발(R&D)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으며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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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세계 최초 5G 서비스 상용화라는 금자탑을 세운 우리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5G 최초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얻었음에도 정작 5G 장비 시장에서 중국에 밀린 뼈아픈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2019년부터 삼성리서치 차세대 통신연구센터에서 6G 선행 기술 연구를 시작했으며 2022년 5월에는 세계 최초로 ‘6G 주파스 백서’를 발간했다. LG 전자는 지난해 6G 테라헤르츠(㎔) 대역 무선 데이터 전송 테스트에서 도심 지역으로는 세계 최장 거리 수준인 실외 500m 데이터 송수신에 성공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도 6G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2028년 6G 상용화를 목표로 제시한 우리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4407억 원을 R&D에 투자할 계획이다.

우리 기업들이 ‘혁신’에 전력투구를 하는 동안 우리 정치권은 퇴행적 권력 다툼에 여념이 없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됐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용산의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했다. 나라 미래를 위한 정책 경쟁을 벌이기는커녕 당리당략적 무한 정쟁만 벌이고 있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995년 베이징에서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조직은 3류, 기업은 2류”라고 말했다. 29년이 흐른 지금 기업은 1류로 도약하고 있지만 우리 정치는 아직도 4류의 늪에 머물러 있다. 경제의 발목을 잡는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새해에도 희망의 싹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김능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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