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민주, 결국 분열 현실화…李-李 행보에 쏠린 눈

이낙연, 신년인사회서 창당 의지 강조

이재명, 2선 후퇴·통합비대위 요구 거절 후

당분간 통합 행보 주력 전망

비명계 4인방 거취 표명 촉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행주산성에서 지지자들에게 신년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행주산성에서 지지자들에게 신년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이 100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 분열이 사실상 현실화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와의 회동에서 ‘대표직 사퇴 및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요구를 끝내 거절하자 이 전 대표는 탈당 및 신당 창당 방침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당내 비주류 의원들이 잇따라 탈당할 가능성도 있어 당 안팎에서는 이 같은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이 대표의 행보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행주산성에서 지지자들과 신년 인사회를 열고 “우리는 큰 싸움을 벌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 싸움은 정치를 이대로 둘 수 없다는 세력과 정치가 이대로 좋다는 세력의 한판 승부”라며 “국민께 새로운 선택지를 드리겠다는 세력과 선택의 여지를 봉쇄해 기득권을 누리겠다는 세력의 한판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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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표의 발언은 ‘기존 세력’인 현 민주당에서 나와 ‘새로운 정치’를 주도할 신당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이 대표와 전격 회동했지만 이견만 확인한 채 끝났다. 이 전 대표가 연말을 시한으로 요구한 ‘당 대표 2선 후퇴, 통합 비대위 전환’을 이 대표가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갈 길 가겠다”며 탈당을 선언한 이 전 대표는 4일께 공식 창당 선언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새해 첫 주가 민주당 내홍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 대표의 창당 선언과 함께 이 전 대표와 가까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 등 비명계 4인 현역 의원들로 구성된 ‘원칙과 상식’은 이번 주 거취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들이 탈당할 경우 총선 직전 이 전 대표의 신당에 합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와 친명(친이재명)계의 속내도 복잡해졌다. 그동안 이 대표에 반기를 들었던 비명계 의원들이 탈당하면 당을 지휘하는 이 대표의 ‘그립감’이 커질 수 있지만 총선 직전까지 계파 갈등 리스크를 안고 가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이 대표는 ‘분열은 필패’라는 인식 아래 당분간 통합에 방점을 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1일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방문한 뒤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했다. 이 대표는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 깨어있는 시민과 함께 사람 사는 세상,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꼭 만들겠습니다”고 적었다. 권영숙 여사도 예방해 봉하 쌀로 만든 떡국을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저희가 더욱더 노력해서 다가오는 선거를 잘 준비하겠다”며 “더 단합하겠다”고 감사를 표했다고 한다. 2일에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해 부산 현안과 관련한 메시지를 전하고 이어 경남 양산의 평산마을을 방문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 당 상황과 총선 전략 등에 대한 조언을 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가 끝난 후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기정 사실화’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만 하고 자리를 떠났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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