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변화 기운 가득…갑진년은 구태 바로 잡는 해"

새해 태세 점친 명리학자 김성태

변화 받아들여야 하는 한 해 될것

과거 답습하면 설 자리 잃게 돼

총선, 민생 말하는자 선택 받아

38년간 운명 연구 '명리학 고수'

'운세=일어날 일' 맹신은 금물





“갑진년에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기초를 튼튼하게 뿌리내리게 한다는 의미가 있죠. 이런 때는 그동안 잘못 운영돼왔던 시스템이나 시대에 뒤떨어지는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에는 안 그랬는데 왜 지금은 이래’라는 말이 나오기도 하겠지만 그처럼 과거에 머무르고 구태를 답습하는 자들은 결국 우수수 떨어져 나가고 마는 구조조정의 시대가 온 겁니다.”



2024년 갑진년을 맞아 국내에서 손꼽히는 역학자 중 한 명인 창광 김성태를 만나 새해 국운을 묻자 “원래 운명을 보는 명리학은 개인을 대상으로 하지 국운은 보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했다. 다만 “올해의 태세(態勢)라고 하는 것 정도는 알 수 있다”며 “2024년은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1986년 서울 서초동에서 역학원을 개업해 38년째 수많은 사람의 운명을 들여다보고 있는 창광은 이론과 실전을 겸비했다고 평가받는 학계의 고수다. 우리나라에서 현업으로 활동하고 있는 역학자 열 명 중 일곱 명은 그의 가르침을 받았을 정도로 역학계에 미친 영향도 크다.

변화를 인정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키워드는 ‘존중’이다. 창광은 “지금 우리 사회는 신뢰가 무너지고 제도만 남았기에 제도 속에서 서로 존중하는 일이 필요하다”며 “‘그렇게 말하면 안 돼’라고 말하기보다 그들이 말하는 게 옳다는 것을 인정하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또 “개인기에 지쳐 있는 만큼 힘을 합치고 뭉치는 기세도 주목받을 것”이라고 더했다.



“사소하게는 부모·자식 간의 관계나 남녀, 스승·제자, 학교라는 개념부터 산업·기술에 이르기까지 틀은 유지하되 내용물은 새롭게 바꿔줘야 하는 시간이 온 겁니다. 지금껏 변화의 징조는 있었지만 변하지 않았던 것들도 이제는 확실히 졸업 시즌을 맞게 되는 것이죠. 만약 2025년까지도 졸업하지 못한다면 그때는 설 자리를 찾기 어려울 겁니다.”

관련기사



모든 사람의 관심이 몰린 올해 총선과 재물운에 대해서도 물었다. 창광은 “선거의 기세란 말 한마디로도 바뀔 수 있는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당장 우열을 말하라면 국가보다는 국민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정책보다는 민심과 여론이 더 힘을 발휘하는 시기”라며 “이기고 싶다면 규칙이나 법을 말하기보다는 민심과 여론을 따르라”고 부연했다. 특히 민생과 경제를 구체적으로 말하는 자, 실제로 나를 배부르게 해줄 사람이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 관점에서는 역설적으로 지금 불안이 가장 큰 부동산 재개발을 언급했다. 창광은 “호황이란 불황의 끄트머리에서 시작되는 법”이라며 “부동산 불황을 견디지 못한 자들이 끝을 맺는 때가 온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월쯤 건설 업계와 투자자들 가운데 항복하는 자들이 많이 나올 것이고 그때 경매나 급매, 부실채권(NPL) 투자로 재산을 불려가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산업으로는 원천 기술을 가진 연구개발(R&D) 기업을 주목하기를 권했다.



다만 이런 운세나 운기를 결과로 여겨 ‘반드시 일어날 일’이라고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다. 명리와 점을 아우르는 역학은 ‘바뀔 역(易)’자를 쓰고, ‘운(運)’도 움직인다는 뜻이 크다. 창광은 “명리와 점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명리학이란 정해진 명(命)에 따라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 과정을 고민하는 학문”이라며 “인생이라는 결과를 이루기 위해 어떤 방법과 기준·방향을 세울지를 궁리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기에 운명에는 좋고 나쁨이 없고 맞고 틀리고도 없다. 운명을 따를지 말지 또한 본인의 몫이기에 “대체로 80%는 운명에 따라 살지 않는다”는 역설적인 결과도 나온다. 반대로 점은 결과만 유추하기에 좋고 나쁨과 맞고 틀림이 생긴다. 또 점에는 점을 보는 자의 바람과 불안이 결과에 반영되는 경향이 높기에 틀릴 확률도 높다는 것을 이해하면 좋다.

창광은 우리 국민들이 점은 그토록 많이 보면서도 이런 이해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기에 역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른바 ‘명리학의 대중화’다. 또 그에게는 “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자부심과 프로 의식을 높이고 싶다”는 오랜 바람이 있다. 그가 2010년부터 더큼학당을 열고 후학 양성에 매진하는 한편 유튜브 채널 운영이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상담 플랫폼 및 운세 콘텐츠 제작 등에도 열성을 보이는 이유다.

역학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면 누구나 인생을 좀 더 현명하게 살겠다는 생각도 있다. 오랜 기간 수많은 사람의 운명을 읽어온 그는 “‘나’와 ‘나의 인생(운명)’을 구분하라”는 조언을 자주 한다고 했다. “나의 인생에는 나만 있는 게 아니라 부모도 자식도 친구도 있는 것이지요. 다른 이들에게 쓰는 시간을 ‘낭비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사실 그런 낭비가 모여서 결국 나의 인생이 되는 겁니다. 혹자는 나만 왜 희생해야 하느냐고 불평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해법도 내놓을 수 있겠죠. 너와 너의 인생을 잘 구분해 50대50 정도로 공동 투자하는 건 어떠냐. 이걸 잘 구분해보려면 내 운명부터 잘 들여다봐야 하는 법이겠지요.”


글·사진=김경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