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마리 퀴리’ 등 한국 공연계를 대표하는 작품 270여개를 지원해 온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우수 신작 발굴 지원사업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된 작품들이 본격적으로 무대에 오른다. 3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올해의 신작 작품별 1차 기자간담회에서 홍승욱 문예위 극장운영부장은 “제작 단계부터 탄탄히 준비한 작품들이니만큼 올해도 관객 여러분들이 많이 기대하셔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문을 여는 것은 연극 ‘언덕의 바리’다. 6일부터 1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선보이는 이 연극은 여성 독립운동가 안경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 바리데기 신화와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엮어 냈다. 김정 연출은 “단순히 업적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이 분들이 왜 목숨 바쳐 이 나라를 구하려 했는지를 몸, 소리, 미술로 표현하기를 원했다”며 “정의로운 모습 뿐 아니라 인간적 모습이 비춰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같은 날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는 음악 공연 ‘민요 첼로’가 열린다. 우리 민요를 첼로와 밴드 음악으로 새롭게 해석했다. 임이환 감독은 “장르와 주법을 뛰어넘어 세대 간 공감이 가능한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문수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3과 2분의 1 A’는 11~12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신데렐라 속 유리구두를 모티브로 욕망이 초래하는 파멸을 담은 잔혹 동화다. 신데렐라 언니들의 왜곡된 욕망 표출을 현대인들의 타인에 대한 질투에 투영해 교훈을 준다. 김관 연출은 “두 언니의 심리를 통해 행복과 욕망의 상관관계를 지켜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12~13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는 전통예술 ‘만중삭만-잊혀진 숨들의 기억’이 무대에 오른다. 고려 때부터 쓰이던 음악의 속도를 뜻하는 개념이자 형식인 만중삭을 재해석해 현대인들의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형상화했다. 김고은 기획은 “생각을 정리하고 비워낼 수 있는 명상음악을 새롭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독립운동과 공산주의 운동을 했던 현미옥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아들에게’는 13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김수희 연출은 “역사에서 지워져 자료가 많지 않은 인물을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었다”며 “현 시대의 관객들이 미옥의 일대기를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전했다.
20일과 21일에는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전통예술 ‘물의 놀이’가 관객들을 만난다. 이상경 감독은 “고유한 호흡이 있는 전통 장단의 이미지에 집중했다”며 “일반적 구성과 달리 한 곡당 하나의 장단만을 넣어 심도 있게 준비했고, 무용수와 영상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연예술창작산실은 올해 1~3월 6개 분야에서 총 28개 작품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