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건설 경기 ‘심각’…옥석 가리기와 연착륙으로 ‘뇌관’ 제거하라


최근 건설 경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와 비슷하게 심각한 부진에 빠져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3일 발간한 ‘지표로 보는 건설 시장과 이슈’ 보고서에서 “건설 경기는 과열·호조·중립·경계·부진·심각 등 6개 단계로 나뉘는데 최근 상황은 가장 나쁜 ‘심각’ 단계”라고 진단했다. 건설 경기는 2022년부터 ‘부진’이 본격화해 지난해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친 2011년처럼 ‘심각’ 신호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2년 하반기 이후 선행 지표인 건설 수주, 건축 허가, 착공, 분양 등이 모두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 건축 착공 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38.8%나 줄어 200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었다.



통상 착공 면적은 2~6분기 시차를 두고 건설 경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올해부터 건설 물량 감소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공공투자도 2020년 3분기부터 감소 또는 정체 상태다. 문제는 건축 경기 침체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정부는 4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2%로 하향 조정하면서 가장 큰 요인으로 건설 경기 악화를 꼽았다. 건설 시장 위축이 장기화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벌어졌던 건설사 도미노 도산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국 건설 업체의 41.6%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라는 통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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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건설사 위기가 금융권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는 134조 3000억 원에 달하고 대출 연체율도 2.42%에 이르렀다. 시공 능력 16위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주원인도 부동산 PF 대출 상환 문제였다. 건설 업계의 PF 부실이 우리 경제의 최대 뇌관이 됐다. 건설사 부실이 금융 시스템 리스크와 실물 위기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대응책을 서둘러야 한다. 건설사 옥석 가리기를 통한 구조 조정과 사업장별 맞춤형 대책 등으로 조속히 연착륙을 시도해 부실 폭탄의 ‘뇌관’을 제거해야 한다. 태영건설도 책임 있는 자구안을 제출해 시장 안정을 도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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