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새로운 먹거리' 디지털트윈

어명소 LX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







2023년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였다.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러한 역대급 더위로 폭우·홍수·산불 등 재난 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그 결과 수많은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했으며 국민 안전과 삶의 질을 위협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올해가 지난해보다 더 덥고 자연 재난이 자주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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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을 뒤흔드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혁신 기술이 활용될 필요가 있다. 이상기후로 폭우·산불 등이 발생하면서 디지털 트윈이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공간에 쌍둥이 현실을 구현해 모의실험하는 기술이다. 현실 세계의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면 결과 예측이 가능해 신속·정확한 의사 결정으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최근 디지털 트윈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5세대(5G)·인공지능(AI)·증강현실(AR) 등의 발전으로 활용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제조 공정의 혁신을 추구해온 디지털 트윈이 건물과 도시 등을 공간 정보로 구현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도시 전체의 데이터를 담고 있는 디지털 트윈은 한 번 구축하면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실험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 가치가 높다. 이런 이유로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다양한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행정 서비스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공장 간편 인허가 서비스부터 건축물의 일조량·바람길 시뮬레이션, 집중호우 시 침수 지역 예측, 블랙아이스로 인한 사고 예방 서비스까지 효율적 정책 결정을 지원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을 스마트시티와 같은 미래형 도시의 기반 기술이자 디지털 사회간접자본(SOC)의 핵심 기술로 평가하는 이유다.

국내에서도 정부와 기업들이 디지털 트윈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네이버는 1억 달러(약 1360억 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따낸 바 있다. LX한국국토정보공사도 네이버와 협업해 공간 정보 기술과 역량이 집중된 디지털 트윈 기반 LX플랫폼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는 ‘디지털플랫폼정부의 수출 1호 사업’이자 ‘LX플랫폼을 기반으로 해외 진출하는 1호 사업’으로 중요성이 크다.

그러나 디지털 트윈을 확대 구축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부처와 부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정부와 민간 사이를 가로막는 데이터 칸막이를 없애고 데이터가 공유·활용되도록 법·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다. 또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기후위기 대응, 국토·도시 관리, 재난 재해 대응 등을 위한 공공 서비스 개발과 확산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제각각 구축되고 있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범정부·공공·민간·산업계가 공동 활용 가능한 플랫폼으로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그래야만 국민은 편익과 안전을 높이고 기업은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창출하며 정부는 공공 서비스로 혁신할 수 있다.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빠르게 성장해온 대한민국이 이제 K디지털 트윈으로 저력을 보여줄 때다. 디지털플랫폼정부의 성패가 디지털 트윈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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