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인도양 섬나라 몰디브 관계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작년 하반기 새로 선출된 몰디브 대통령의 ‘친중 행보’에 이어 이번에는 몰디브 고위 관리들이 인도를 '자극'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인도 현지 매체와 EFE통신, CNN 등에 따르면 몰디브 차관 3명이 지난주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라온 동영상 댓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광대'라거나 '테러리스 트', '이스라엘의 꼭두각시'로 묘사한 게 발단이 됐다.
모디 총리가 올린 동영상에는 그가 몰디브 북쪽에 있는 자국 군도 락샤드위프를 방문해 관광객 유치 활동을 벌인 모습이 담겼다.
몰디브 차관들의 언급은 모디 총리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직후 이스라엘을 지지한 일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화산되자 몰디브 정부는 지난 7일 이들 차관 3명에 대해 정직 징계를 내린 뒤 성명을 내고 이들의 언급은 개인적인 것으로 정부 입장을 반영한 게 아니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인도 외교부는 다음날인 8일 이브라힘 샤히브 인도 주재 몰디브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그러자 같은 날 몰디브 정부도 똑같은 조치로 '맞불'을 놓았다.
이런 가운데 인도 최대 온라인 여행사 중 하나인 이즈마이트립은 8일 몰디브행 항공권 예약을 중단했다.
니샨트 피티 이즈마이트립 공동 창업자는 엑스에 올린 글에서 자국 정부와 연대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인도 영화배우들이나 국민 스포츠인 크리켓 선수들도 몰디브 대신 국내로 여행하자고 온라인에서 촉구하고 나섰다.
이 때문에 관광 부문이 국가 주 수입원 중 하나인 몰디브로서는 난처한 상황에 몰렸다.
CNN 보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인도인 관광객은 몰디브를 20만9000여 차례 여행해 몰디브 관광시장의 11%를 차지하고 있고, 러시아도 이와 비슷했다. 그 뒤를 이어 중국인 관광객은 같은 기간 18만여 차례 몰디브를 찾았다.
이번 외교적 '신경전'은 친중국 성향 모하메드 무이주 몰디브 대통령이 작년 9월 대선에서 승리한 뒤 자국 주둔 인도군 70여명의 철수를 요구하는 등으로 양국 간 갈등이 점증하는 가운데 일어났다.
무이주 대통령은 현재 중국을 방문 중이다. 그는 몰디브 신임 대통령이 전통적 우방 인도를 먼저 찾는 관행을 깨고 8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중국을 먼저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