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그룹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를 이르면 올해 말까지 상장하고 이를 통해 마련된 자금으로 100조원 규모의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세인트 프란시스 호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메인트랙에서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그는 "제가 98.5% 지분을 가진 셀트리온 그룹 지주사를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상장시키려고 한다"며 "그것을 이용해서 100조 원 이상 되는 헬스케어 펀드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주사를 투자회사로 만들어서 더 많은 투자를 하려고 한다"며 "(펀드를 통해)가능성 있는 많은 젊은이에게 전문가로서 투자해 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러 플랫폼 기업을 향해 "같이 토의하고 더 좋은 설루션을 찾자"며 "저희가 앵커 기업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해 10월 기자간담회에서 셀트리온홀딩스의 투자사 전환 검토를 이야기한 서 회장이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 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힌 셈이다.
서 회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주사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 등 우리가 중심이 돼 5조원 정도를 펀드에 투자하면, 다른 투자사들 자금 50조에서 100조원 정도는 충분히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를 통해 바이오 헬스케어 생태계를 이어가고, 셀트리온으로서도 우군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서 의장의 발표가 끝난 후 이어진 대담에서 서 회장은 "2029년이 되면 면역 치료제도 바이오시밀러로 다 내는데 기업들의 고민은 다음 설루션이 뭐냐는 것"이라며 "이 건물에서 다들 ADC 기업 인수 등을 많이 얘기했을 텐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제약회사의 우선 목표는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인류를 건강하게 살게 하는 것"이라며 "세계 70억 인구 가운데 60억명은 가격이 비싸서 바이오 의약품을 사용하지 못한다. 돈이 없어서 죽는 사람이 안 생길 때까지 바이오시밀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에서 더 많은 사람이 좋은 약을 더 싸게 쓰게 하겠다"며 "신약 분야에서도 플랫폼 기업들과 결합해 더 나은 치료 방법을 찾을 것이고, 투자자들은 투자한 이익을 내게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및 이어지는 셀트리온 제약과의 2단계 합병 이유에 대해서도 "이 같은 일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바이오벤처 등 인수합병(M&A)과 관련해서는 "항상 투자하겠지만, 인수합병은 하지 않겠다"며 "이 분야는 사람이 재산이고, 그들이 일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지, 회사를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마지막으로 "셀트리온은 한국기업으로 회사, 직원, 공장이 모두 한국에 있다"며 "앞으로 한국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중요한 파트너 국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