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종합식품기업 CJ제일제당(097950)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3배가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AA’의 CJ(001040)제일제당은 이날 4000억 원어치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 총 1조 2900억 원에 달하는 매수 주문을 받았다. 3년 만기는 2500억 원 모집에 9600억 원, 5년 물은 1500억 원 모집에 3300억 원어치 주문이 들어왔다.
CJ제일제당은 희망 금리 범위로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에 -30~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를 제시했는데 3년 물은 민평금리, 5년 물은 +3bp에 모집 물량을 채웠다. 수요예측에서 넉넉한 주문 수요를 확인한 덕에 CJ제일제당은 22일 최대 6000억 원까지 증액해 발행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조달 자금은 전액 채무 상환에 사용한다.
CJ제일제당은 장기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2년 물을 제외하고 3년 물과 5년 물 만으로 조달 계획을 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전 거래일 기준 CJ제일제당 3년 물 민평금리가 3.744%로 동일 만기 등급 민평금리(3.903%)보다 이미 15bp 이상 낮게 형성돼 있었음을 고려하면 이번 수요예측이 상당한 흥행을 거뒀다는 평가다.
이는 CJ제일제당을 비롯해 소비재 중심인 CJ그룹의 수익성이 올해부터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시작으로 올해 주요 사업 부문들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매수에 나설 시점”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은 매출 7조 4121억 원, 영업이익 3052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6.9% 늘었다. 자회사인 CJ대한통운(000120) 실적을 제외해도 영업이익이 35% 늘었다.
한편 신용등급 ‘A+’급의 SK인천석유화학도 이날 1500억 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8700억 원 매수 주문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2·3·5년 물 모두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에 모집 물량을 채웠다. 10일 한화에너지에 이어 두 번째 비우량채 수요예측 흥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