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미 노선의 강경 독립파인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총통 선거에 승리하자 미국을 비롯해 일본과 유럽은 환영의 메세지를 내놓은 반면 중국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13일(현지 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라이칭더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한다”며 “대만 국민들이 강력한 민주주의 체제와 선거의 강점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도 축하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기존 차이잉원 총통 정부 8년에 이어 4년 더 친미 정권이 들어서며 반도체 등 경제 분야를 포함해 대만과의 밀착 외교 관계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은 중국을 자극하지 않는 선을 지키며 발언 수위를 조절했다. 이날 별장인 캠프데이비드로 떠나기 전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하나의 중국’ 원칙과 양안 관계의 평화 추구라는 기존 입장을 견지하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친중 성향인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의 패배 소식에 중국과 러시아는 실망감을 여실히 나타냈다.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 국무원의 천빈화 대변인은 “민진당의 승리는 대만 내 주류 민의를 대변하지 못한다”며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하나의 중국’ 원칙 입장을 지속하며 중국의 대만 통일을 지지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대만을 여전히 중국의 일부로 간주한다”며 “중국에 압력을 행사하려는 외부 세력들이 지역 안정과 국제안보를 해치는 도발 행위를 삼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라이 후보의 당선을 반겼다. 전날 밤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은 “민주적 선거의 원활한 실시와 라이칭더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한다”며 대만과의 협력과 교류를 한층 심화하겠다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도 라이 후보 당선에 대해 환영의 뜻을 전했다. 유럽연합(EU)는 이날 대외관계청(EEAS)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유권자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하며 “대만해협의 평화가 세계 번영의 열쇠”라며 “현 상황을 바꾸려는 어떤 시도도 반대한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대만의 역동적인 민주주의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대만해협의 양측이 무력과 강압 없이 건설적 대화를 통해 차이점을 평화롭게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