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비상구 표지판에 치마 입은 여성 도안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행정안전부 소방청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냈다.
지난 12일 일부 언론이 행안부를 인용해 “대형 재난 시 시민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여러 유형으로 운영 중인 재난 대피소를 일월화하는 작업에 나설 예정”이라면서 비상구 유도등 도안에 여성 그림을 추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소식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시대 역행이다” “여성들은 원한 적도 없다”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허은아 개혁신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국민 세금 갖고 장난 하면 안 된다”면서 “저 마크를 보고 남자만 대피하라는 듯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행안부와 소방청은 공동 설명자료를 내고 “비상구 유도등 도안 변경은 구체적 변경사항이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또 언론에 보도된 여성 상징 유도등 픽토그램에 대해서는 “정부의 사안이 아니면 임의로 제시된 것”이라면서 “추후 디자인을 변경하더라도 기존 설치된 유도등을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신규 설치되는 유도등에 적용하게 될 예정이므로 예산 낭비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비상구 유도등 도안은 1972년 5월 13일 일본 오사카시 센니치 백화점에서 일어난 화재로 118명이 숨진 뒤 일본 정부가 ‘비상구 표시를 분간하기 어려워 피해가 컸다’는 판단에 따라 공모를 거쳐 만든 픽토그램이다. 현재 전세계가 표준으로 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1992년부터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