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면세점 순위 바뀌나…빅4 '김포공항 격돌'

4월 운영권 만료되는 '김포 DF2'에

롯데·신라·신세계·현대 모두 출사표

2030년까지 韓공항 마지막 출점 기회

연매출 400억 이상…입찰 매력 커

1위 롯데에 2위 신라 800억차 추격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 등 업계 ‘빅4’가 모두 출사표를 던지면서 김포공항 출국장 DF2구역이 격전지로 떠올랐다. 이번 입찰은 2030년까지 국내 공항에서 신규 매장을 낼 마지막 기회인데다 김포는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곳이라 주목도가 높은 분위기다. 업계는 사업자 선정 결과가 국내 면세점 순위에 미칠 영향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기준 매출 1위 롯데와 2위 신라면세점의 격차는 800억원대까지 좁혀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3분기 매출 격차가 4분기에도 이어졌다면 연간 기준으로 신라가 이미 롯데면세점을 넘어섰다는 추정까지 나온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은 마감일인 이날 김포공항 3층 회의실을 찾아 국제선 DF2구역 사업권에 입찰했다. 신라면세점이 지난 2018년부터 운영 중인 이 자리는 오는 4월 만료를 앞뒀다. 입찰 이후 한국공항공사가 두 개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추려내면 관세청이 심사해 사업자를 선정한다. 사업자로 최종 선정되면 기존 임대 기간이 끝나는 4월 말 이후부터 7년 간의 운영권을 갖게 된다. 면세업계는 최종 발표까지 3~4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음 단계인 PT 절차는 이르면 다음주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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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내 사업장은 중국인 단체관광객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서도 근거리 노선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 중이다. 특히 이 구역은 마진율이 높은 주류와 담배 품목을 취급한다. 임대료 산정도 매출연동 방식을 택하고 있어 업황에 따른 업체 부담이 덜하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주류·담배는 마진율이 향수·화장품보다 5~10%포인트가량 높고 환율 영향도 적어 손익 차원에서 알짜배기”라고 말했다. 관광객들이 시내면세점이 아닌 공항에서 주로 주류와 담배를 구매하는 만큼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입찰이 이뤄진 DF2구역은 롯데와 신라면세점에 더욱 중요한 곳으로 꼽힌다. 양 사의 매출 격차가 좁혀진 상황에서 이 자리를 품에 안을 업체가 ‘국내 면세점 1위’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서다. 지난해 1~3분기 기준 롯데면세점의 누적 매출은 2조245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은 2조1617억원의 매출을 거둬 833억원 차이를 두고 롯데를 바짝 추격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DF2구역의 연간 매출은 약 419억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이미 DF1을 운영중인 롯데는 기존 사업자인 신라로부터 이 자리까지 가져가면 차이를 벌릴 수 있다. 인천공항의 공백을 메우고 시내 매장과 해외사업장 의존도를 다소 낮출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반대로 신라면세점은 DF2구역을 지키고 업계 1위를 넘본다는 구상이다.

최근에는 ‘1위’ 타이틀을 건 싸움에서 김해공항도 변수로 부상했다. 관세청이 지난 9일 김해공항 내 듀프리토마스줄리코리아의 면세점 특허를 취소하면서 빈자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과거 정부 등이 김포·인천·제주 등지를 제외한 공항면세점은 중소·중견사업자에 배정하기로 방침을 정한 만큼 일단 중소규모 면세업체가 입찰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일각에선 이 구역을 대기업에까지 개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체 실적이 좋지 않다 보니 김포처럼 자율 경쟁에 맡길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 “관세청 발표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이전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황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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