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건설·부동산 부실 최악, 촘촘한 관리로 리스크 확산 막아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건설과 부동산 업종의 부실이 사상 최악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체 금융권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역대 최대치인 608조 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2년 전인 2021년 3분기보다 22.3%나 급증했다.



연체율도 빠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비은행권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각각 5.51%, 3.99%에 달했다. 2015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이며 1년 전인 2022년 3분기에 비해 각각 3.1배, 2.6배 늘어난 것이다. 은행권의 연체율도 각각 0.58%, 0.15%로 치솟았다. 건설업 연체율은 2019년 3분기 이후, 부동산업 연체율은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이어서 악성 부실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저축은행의 경우 건설업이 7.34%, 부동산업이 5.97%로 1년 전보다 2~3배 이상 급등했다. 은행권 NPL 비율도 두 업종 모두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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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치들을 보면 우선 대출의 양이 우리 경제 규모가 확대되는 속도보다 비정상적으로 급속히 증가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한은의 금리 인상과 금융 당국의 대출 규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대출의 양보다 부실 대출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연체율은 오르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지난 수년 동안 누적된 부실 대출을 금융권이 제때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부실 대출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기회복 지연과 고금리로 인해 부동산 경기가 단기간에 살아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한숨을 돌리기는 했지만 언제든지 유사한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옥석 가리기로 부실 PF 사업장을 가려낸 뒤 신속히 매각하거나 정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PF 대주단이 부실을 축소·은폐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과도할 정도의 충당금을 쌓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촘촘한 리스크 관리도 절실하다. 그래야 건설·부동산 업계의 부실이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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