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中, 소매 둔화·CPI 3개월째 마이너스…"올 성장률 4%대 그칠것"

■지난해 성장률 5.2%

'5% 안팎' 목표는 달성했지만

수요위축 등 디플레 위험 여전

부동산 개발투자 9.6% 급락

실업률 0.1%P 늘어난 5.1%

美中 무역충돌 심화 가능성도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5.2%를 기록했다. 목표치인 ‘5% 안팎’은 달성됐지만 급격히 위축된 소비에 침체에서 회복되지 못하는 부동산 경기, 글로벌 경제 불안에 따른 수출 감소 등의 리스크로 올해는 성장률이 4%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경선에서 쾌조의 스타트를 보이는 등 재집권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미중 간 무역 충돌도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7일 2023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5.2% 증가한 120조 600만 위안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리창 국무원 총리가 16일(현지 시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 총회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당국의 목표치인 ‘5% 안팎’을 충족한 5.2%에 이를 것”이라고 예고한 것과 일치한다. 블룸버그통신도 전날 중국의 성장률 예상치를 5.2%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5.4%), 경제협력개발기구(OECD·5.2%), 세계은행(WB·5.1%) 등이 제시한 전망치와도 부합한다. 중국의 지난해 4분기 GDP도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이는 3분기(4.9%)에 비해 상승했지만 로이터통신의 시장 전망치(5.3%)에는 못 미쳤다.

중국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GDP 성장률이 2.2%로 추락했으나 2021년 기저 효과에 힘입어 8.4%로 반등했다. 2022년에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주요 지역의 봉쇄와 소비 위축 등의 영향으로 3.0%를 기록하며 목표치였던 ‘5.5% 안팎’ 달성에 실패했다. 지난해 ‘위드 코로나’ 원년을 맞아 경제활동이 재개돼 더 높은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다소 보수적인 5% 안팎으로 잡았다. 2년 연속 목표 달성 실패의 부담을 덜기 위해 보수적으로 설정한 것으로 평가된 가운데 결국 실현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성장이 5%도 버거울 정도로 고속성장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중국의 성장률은 2011~2019년 6~9%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기간(2020~2022년)을 본격적으로 벗어난 지난해 중국 정부는 목표 달성에 성공했으나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처지다. 내수 부진, 부동산 침체 등이 지속돼 더딘 경기회복을 보이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까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도 이 같은 상황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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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노동자가 17일 중국 베이징의 건설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위에 올라가 있다. AFP연합뉴스한 노동자가 17일 중국 베이징의 건설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위에 올라가 있다. AFP연합뉴스


이날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의 지난해 12월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7.4% 증가하며 전월치(10.1%)와 전망치(8.0%)를 모두 밑돌았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0.3% 떨어지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인 데 이어 소비도 주춤해진 상황이다.

2023년 전체 산업생산은 전년에 비해 4.6% 증가했다. 연간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대비 3.0% 늘었지만 이 중 부동산 개발 투자는 9.6% 하락해 침체한 부동산 경기는 여전히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전월 대비 0.1%포인트 늘어난 5.1%이며 연간으로는 5.2%를 기록했다.

중국은 이날 집계 방식을 변경한 실업률도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재학생을 제외한 16∼24세 청년 실업률은 14.9%, 25∼29세는 6.1%, 30∼59세는 3.9%를 나타냈다. 중국은 이번 발표에서 재학생을 제외한 실제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실업률을 발표하며 부정적인 통계 수치를 낮추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가통계국은 “국제 기준과 각국 경험을 연구하고 실제 조사·연구를 벌여 실업률 통계 방법과 규격을 진지하게 정리했다”며 “재학생을 포함하지 않은 16∼24세 노동력 실업률을 발표함으로써 사회에 진출해 진정 일자리가 필요한 청년의 실업 상황을 더 정확하게 모니터링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준 중국의 16∼24세 인구 가운데 재학생 비중은 60%가 넘는 6200만 명가량이고 비(非)재학생은 30%인 약 3400만 명이라고 국가통계국은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재학 여부를 따지지 않고 16∼24세 인구 전체에서 실업률을 계산했다면 이제부터는 학교에 다니지 않고 있는 청년 가운데 실업자가 얼마나 있는지를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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