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정책

"과도한 성과급 자제해야"…보험사 관리나선 금감원

새 회계기준에 실적 변동성 고려

당국, CFO 비공개 간담회서 주문

업계 "임금·배당 간섭은 지나쳐"





금융 당국이 지난해 새로운 회계기준이 도입되면서 역대급 실적을 낸 보험사들에 과도한 성과급과 배당을 자제하라고 주문했다.

18일 금융 당국과 보험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16일 보험사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새 회계기준(IFRS17)으로 인해 보험사의 실적 변동성이 큰 점을 고려해 제도가 정착될 때까지 성과급이나 배당 규모를 조절할 것을 당부했다. 금감원은 또 IFRS17 도입 후 처음 결산을 하는 만큼 보험사들에 해당 업무를 철저히 해달라고 전했다.




보험사의 지난해 이익이 크게 늘었지만 상당 몫이 바뀐 회계기준의 영향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53개 보험사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1조 422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2% 급증했다. 보험사는 당국의 주문에 IFRS17로 인한 변동성을 인식하고 있고 성과급과 배당을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리 예대마진으로 실적을 내는 은행과 달리 영업으로 실적을 내는 보험업은 다르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대마진으로 이익을 내는 은행권과 발로 뛰는 영업을 통해 실적을 내는 보험업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크다”며 “직원들의 사기가 실적과 직결되기 때문에 은행권과 같은 상황으로 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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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보험 업계는 성과급은 그나마 노조와 협상을 통해 조율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배당은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폭이 한정적이라는 입장이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금융회사에 대한 사회적 여론과 당국의 요청에 따라 성과급 규모는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배당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회사의 임금 체계와 배당 성향에까지 금융 당국이 간섭하는 것은 다소 지나친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은행권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당국의 눈총에 임금 인상 폭을 조절했다. 주요 시중은행은 임금 인상률을 지난해 3.0%에서 올해 2.0%로, 성과급 규모도 지난해 월 기본급의 300% 수준에서 200% 수준으로 낮췄다.

보험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봉의 60% 수준을 성과급으로 지급했던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수준에서 성과급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화재도 이달 말 연봉의 45~50%, 삼성생명은 25~29% 수준을 지급할 예정이다.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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