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기고]반도체 산업과 지역 경제의 핵심 ‘메가 클러스터’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

'클러스터 국가 대항전' 불붙어

경기남부 반도체단지 지정 계기

정부·지자체와 산업계 힘합쳐

'산업·지역 함께 성장' 구축해야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





지난해 11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증가세로 전환되고 12월 110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반도체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도 반도체 수출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차세대 반도체의 수요 증가로 전년 대비 성장세가 예상된다. 이러한 긍정적 소식에도 우리가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반도체 산업의 중장기적인 경쟁력 유지 방안이다. 현재 반도체 산업이 우리나라 수출과 일자리를 비롯한 경제 전반에 걸쳐 절대적으로 중요하고, 많은 국가도 반도체 산업을 핵심 자산으로 여겨 현금 보조, 인력 개발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반도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 환경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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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요국의 반도체 지원 사업 중에서 중요한 정책이 바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으로, 본격적인 ‘클러스터 국가 대항전’이 펼쳐지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공급망에 관련된 많은 기업이 인근 지역에 집적하는 산업 생태계를 뜻한다. 반도체 클러스터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대만의 신주과학단지에는 TSMC를 중심으로 반도체 설계 기업과 대학·연구기관이 집적해 있다. 독일 드레스덴의 실리콘 작소니 지역에도 인피니언 등 반도체 기업이 위치해 있으며 TSMC의 유럽 최초 제조 시설이 앞으로 들어설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용인·평택 등을 중심으로 국내 반도체 제조 회사와 소재·부품·장비 기업들,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기업이 집적하는 메가 클러스터를 통해 기술 개발 및 공급망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경기 남부 지역에 위치할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와 더불어 반도체를 포함한 7개의 첨단전략산업 특화 단지 및 5개 소부장 특화 단지를 지정했다. 반도체 제조에는 설계·소재·부품·장비·후공정 등 다양한 공급망이 연계돼 있어 반도체 산업은 공급망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며 이것이 클러스터를 추구하는 이유다. 반도체 공급망의 모든 단계가 한곳에 모이면 운영 측면에서 유리하고 전후방 산업 협력까지 이어지는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러스터가 반도체 경쟁력 확보에 주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는 산업단지 지정 절차를 신속히 추진하고 전력과 용수의 공급 방안을 마련하며 초격차 기술 개발 및 인재 양성이 동반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클러스터는 인근 지역 경제 성장에도 큰 힘이 된다. 기업을 중심으로 대학·연구기관이 집적하면 기관 간 지리적 접근성이 높아져 지식의 창출과 확산이 촉진되며 우수 인력이 더욱 모여들고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의 질이 높아져 지역 경제의 발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 경기 지역 메가 클러스터 내에 16기의 팹이 신설되면 생산 유발 650조 원, 직간접 고용 창출 346만 명, 소부장 기업 매출 204조 원 확대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정부도 예측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도 이러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며 공장 설립에 관한 행정절차를 신속히 처리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클러스터가 더욱 효과적으로 구축될 수 있도록 산업계·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노력함으로써 산업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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