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부친과 몸싸움을 벌이다 밀어 넘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아들이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기각됐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송석봉)는 존속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57)에게 1심과 같은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2022년 10월 18일 오후 3시 30분께 충남 서천 자신의 집에서 부친 B(87)씨와 서로 멱살을 잡고 싸우다 B씨를 뒤로 밀쳐 거실 바닥에 머리를 부딪치게 하는 등 폭행했다.
부친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2일 뒤 외상성 뇌내출혈로 숨졌다.
A씨는 B씨와 함께 조문을 가기로 약속했지만 B씨가 전화를 받지 않고 늦게 귀가하자 화를 내며 다툼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아버지가 때리려고 해 손을 풀고 나왔는데 스스로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설령 폭행이 인정되더라도 피해자의 사망을 예견할 수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연령과 건강 상태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이 밀칠 경우 넘어지면서 골절 등 중한 상해를 입을 수 있으며, 사망 등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예견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다만 말다툼 중 우발적으로 밀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의 어머니와 누나가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양형 부당 등의 이유로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도 “원심의 양형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며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