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이 판매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의 올해 손실액이 2300억 원까지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ELS 상품에서 올해 들어 19일까지 2296억 원의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이 기간 만기 도래한 원금 약 4353억 원 중 2057억 원만 상환되면서 전체 손실률은 52.8%로 집계됐다. 일부 상품에서는 이달 17일 56.1% 손실률까지 확인됐다.
H지수를 기초로 한 ELS는 통상 3년 뒤 만기가 됐을 때 가입 당시보다 지수가 65~70% 밑으로 떨어질 경우 하락률만큼 손실을 떠안는 구조다. 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가운데 50개 종목을 추려서 산출한다. 2021년 2월 1만 2000선을 넘어섰던 H지수는 이달 19일 기준 57.65%나 급락했다.
앞으로 손실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5일 기준 홍콩H지수 기초 ELS 총판매 잔액은 19조 3000억 원이다. 이 중 15조 9000억 원을 은행에서 판매했다. 전체 잔액의 79.6%인 15조 4000억 원의 만기가 올해 찾아온다. 특히 올 상반기(1분기 3조 9000억 원·2분기 6조 3000억 원)에 집중돼있다. 원금손실을 피하려면 올해 상반기 홍콩 H지수가 고점이던 2021년 상반기 대비 65~70% 수준은 돼야 한다. 지금 추세대로 손실률이 60% 수준까지 오른다면 원금 손실 규모는 올 상반기에만 6조 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홍콩H지수 연계 ELS 주요 판매사 12곳(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키움·신한투자증권)에 대해 현장검사를 실시하고, 불완전 판매 여부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다음 달까지 현장검사를 마무리하고 3월 안에 보상 비율과 향후 재발 방지 정책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