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해 전쟁을 일으킨 것을 두고 107일 만에 ‘필요한 수순’이었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하지만 선제 공격 과정에서 일부 잘못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해 주목된다.
하마스는 22일(현지 시간) 16쪽에 달하는 공식 문서를 내고 이른바 ‘알아크사 홍수’ 작전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한 이스라엘의 음모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Necessary Step)였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선제 공격 과정에서 대량 학살이 벌어진 것을 두고 일부 실수를 인정했다. 하마스 측은 보고서에 “초기에 이스라엘의 안보·군사 시스템이 빠르게 무너지고 가자 지구 접경 지역에서 혼란이 빚어지면서 몇 가지 실수(Faults)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하마스 측의 예상보다 속수무책으로 이스라엘의 군사 시스템이 뚫리면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유대 명절 다음 날인 안식일인 지난해 10월 7일 새벽 하마스가 약 3000여명의 무장 대원을 이끌고 이스라엘 남부에 침투하면서 시작됐다. 이때 하마스는 1140여명의 민간인과 군인을 학살하고 250여명을 인질로 잡아 가자지구로 납치했다. 사망자 중 시민들의 비중은 70% 수준으로 700명의 이스라엘 시민과 76명의 외국인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 당국에서는 132명의 인질들이 가자 지역에 억류돼 있는 상태로 파악하고 있고 이 중 27명은 살해 당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마스는 “민간인을 표적으로 한 공격 사례가 있다면 이는 이스라엘 점령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라며 “많은 이스라엔 사람들이 이스라엘 군대와 경찰의 혼란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고 변명했다.
이스라엘은 이후 현역 군인은 물론 30만명이 넘는 예비군까지 동원하며 반격에 나섰고, 가자지구에 지상군 병력을 투입해 107일째 하마스 소탕전을 이어오고 있다.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21일 기준 2만5천105명이 죽고 6만2천681명이 부상했다.
민간인 희생이 급증하면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에 즉각적인 휴전에 나서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대가로 이스라엘에 학복을 요구한 것을 두고 “하마스 괴물들이 제시한 항복 조건을 내가 전면 거부한다”며 “만약 우리가 이 조건에 합의한다면 우리 군은 쓸모가 없어지고, 시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응전할 것을 거듭 확인했다. 이어 그는 “또 다른 10월 7일의 참사를 맞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