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파나소닉, 美배터리 3공장 건설 또 연기…"기존공장서 생산성 확충할 것"

CEO "비용 고려시 공장 적은 게 나아"

3공장 건설 추진·철회 반복해와

주요 고객 테슬라 수요 둔화 영향

구스미 유키(앞줄 오른쪽) 파나소닉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 시간) 파나소닉 부스에 전시된 피스커 전기차인 ‘오션원(Ocean One)’에 적용된 자사의 프리미엄 오디오와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음악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윤지영 기자구스미 유키(앞줄 오른쪽) 파나소닉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 시간) 파나소닉 부스에 전시된 피스커 전기차인 ‘오션원(Ocean One)’에 적용된 자사의 프리미엄 오디오와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음악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윤지영 기자




일본 파나소닉의 북미 세 번째 배터리 공장 신설이 계속 미뤄지는 가운데 구스미 유키 최고경영자(CEO)가 “새 공장 건설보다 기존 시설에서 생산성을 확대하는 것을 우선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세계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에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둔화하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공장 추가 건설에 대한 파나소닉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스미 CEO는 2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배터리) 3공장 부지를 결정하기 전에 생산성을 철저히 높이는 것을 먼저 생각해볼 것을 지시했다”며 “시기가 적절할 때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파나소닉은 이번 회계연도가 끝나는 3월까지 세 번째 배터리 공장의 위치를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해당 계획이 미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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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은 지난해부터 북미 배터리 3공장 건설 계획의 추진과 철회를 반복해왔다. 파나소닉은 현재 미 네바다주에 1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캔자스주에 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어 오클라호마주에 50억 달러(약 6조 7000억 원)을 들여 3공장 신설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12월 이를 돌연 철회했다. 당시 파나소닉은 구체적인 이유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부지 및 보조금 조건 등을 두고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철회 소식이 전해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앨런 스완 파나소닉 북미 배터리 부문 대표가 “생산 능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공장이 필요하다. 여전히 3공장 부지를 찾는 중”이라고 밝혀 3월 부지 공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구스미 CEO는 1·2공장 등 기존 설비를 통해 생산 능력을 확충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공장의 인력 요건을 감안하면 생산지가 적은 것이 더 낫다”며 “기계 정비 등 공정 개선을 통해 생산성을 높일 여지가 있고 상황 변화에 따른 시차는 어느 사업에서나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 경계했다. 구스미 CEO는 “파나소닉 배터리 부문이 미국 배터리 투자 물결을 촉발한 IRA에 의존하지 않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제조 기반을 개선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파나소닉이 3공장 투자를 주저하는 것은 주요 고객인 테슬라의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둔화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전기차 48만 4507대를 판매하며 사상 처음으로 분기별 판매 실적 1위 자리를 중국 비야디(BYD) 내줬다. 고물가와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전기차에 대한 소비가 둔화된 영향이다. 테슬라는 최근 자사 전기차 가격을 독일에서 최대 -9.0%, 프랑스에서 -6.7%, 덴마크에서는 -10.8%까지 낮췄다. 앞서 중국에서도 대표 차종인 모델3를 -5.9%, 모델Y를 -2.8%씩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로이터는 “높은 금리가 중산층 소비자들이 전기차 소비를 줄이고 현재 개발 중인 더 저렴한 모델을 기다리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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