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中企 "진짜 민생 해달라" 거듭 호소…노동계 "유예땐 野 심판" 날선 비판

[중대재해법 유예 협상 불발] 엇갈린 현장 목소리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법안에 대한 여야 합의가 또 미뤄지면서 중소기업계의 목이 타 들어가는 시간도 길어졌다. 여야 원내대표는 25일 본회의 전까지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법안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중소기업계는 공포감이 현실이 될 것이라는 우려감에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24일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중소기업계와 관련 부처에서 국회를 상대로 호소에 나서며 법안 시행 유예에 마지막 총력전을 펼쳤음에도 본회의 상정에 실패하자 허탈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중소기업계의 한 관계자는 “성명서 발표에 더해 국회를 직접 찾아가 국회의원들에게 중소기업계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에 더해 이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직접 여야 원내대표를 찾아가 마지막 호소를 했는데도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중소기업계에서는 이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고 잘 되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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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내대표가 만난다는 소식에 기대를 했던 중소기업계는 큰 아쉬움을 보이면서도 본회의 당일인 25일 극적 타결이 되기를 간절하게 바랐다.

부산에서 조선업종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 씨는 “사업주들이 사업체를 폐업 걱정 없이 안심하면서 경영 활동을 유지하고 근로자들도 실직에 대한 우려 없이 정부 지원 확대로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것이 결국 ‘민생’이고, 이것만큼 중요한 민생은 없다”며 “국회와 정부도 입으로만 민생을 이야기하지 말고 여야 양쪽이 조금씩 양보해 진짜 민생을 해주길 마지막으로 기대한다”고 토로했다.

인천에서 기계 부품을 제작하는 기업을 운영하는 B 씨도 “피 말리는 하루가 되겠지만 국회 본회의 당일 여야 합의로 유예 법안이 통과되길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 “일부에서는 엄살이라고 말을 하고 있지만 만일 법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실제로 언제든지 구속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경영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고, 이러한 영향은 근로자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노동계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유예를 강하게 반대하며 정부뿐 아니라 정치권을 향해서도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노동계 입장에서는 지난해 숙원 법안인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제정이 좌절된 데 이어 중대재해법 시행 유예까지 맞닥뜨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민주노총과 정의당, 생명안전행동이 이날 오전 국회 앞에서 연 중대재해법 시행 유예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에서는 중대재해법 유예 가능성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법이 유예되면 취지가 무색해질 게 뻔하다”며 “죽기 살기 심정으로 정부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더불어민주당에 “법 개정 논의를 중단하지 않으면 당신(민주당)도 심판 받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을 했다. 반발 전선은 강경 노선인 민주노총에 이어 온건 노선인 한국노총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 노사정(노동계와 경영계, 정부) 대화에 참여 중인 한국노총도 중대재해법 시행 유예에 대해 반대해왔기 때문이다.


노현섭 기자·세종=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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