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강추위에 주유소 가는 전기트럭…LPG 트럭 ‘반사이익’

겨울철 전기트럭 연비 저하 드러나

경유·등유 떼는 '무시동 히터' 설치

주유소에 전기트럭 줄 서는 진풍경

주행거리 긴 LPG트럭 매력도 부각

"양 진영 간 경쟁 더욱 치열해 질 것"

현대자차가 지난해 11월 20년 만에 다시 내놓은 ‘포터2’ LPG 1톤 트럭(오른쪽)과 기아의 :LPG 1톤 트럭'봉고3'. 사진제공=현대차·기아현대자차가 지난해 11월 20년 만에 다시 내놓은 ‘포터2’ LPG 1톤 트럭(오른쪽)과 기아의 :LPG 1톤 트럭'봉고3'. 사진제공=현대차·기아




영하 10도 아래의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액화석유가스(LPG) 트럭이 ‘소상공인의 발’인 1톤 트럭 시장에서 반사효과를 누리고 있다. 대기관리권역법 개정안 시행으로 디젤 트럭이 단종된 가운데 경쟁자인 전기트럭도 겨울철 연비 저하 문제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기차·화물차 운전자 커뮤니티엔 겨울철 전기 트럭의 연비 저하를 지적하는 글들이 늘고 있다. 전기트럭은 완충시 주행거리가 220km로 디젤트럭(620km)보다 짧다. 강추위에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다보니 실제 주행거리가 더 줄고 있다는 내용이 대다수다. 화물을 적재하고 히터까지 틀면 실연비가 50~60km 줄어든다는 주장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무시동 히터’를 장착한 차주들도 나오고 있다. 경유나 등유로 작동되는 무시동 히터는 캠핑·낚시와 같은 야외 작업용이다. 하지만 히터를 틀면 배터리 소모가 빨라져 고육지책으로 무시동 히터를 설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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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경우 매주 주유소에서 15~20리터의 경유·등유를 채워줘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무시동 히터에 연료를 넣기 위해 1톤 전기트럭이 충전소가 아닌 주유소에 줄지어 있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전기트럭 차주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주행거리가 긴 LPG 트럭의 장점이 도드라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출시한 신형 LPG 1톤 트럭(포터·봉고)의 주행거리는 약 500km로 디젤 트럭(572km)과 큰 차이가 없다. 겨울철 전기 트럭의 실주행 거리보다 2~3배 가량 길다. 과거 LPG 트럭의 단점으로 꼽혔던 출력저하와 겨울철 시동 불량 문제도 직분사 엔진(LPDi) 탑재로 대폭 개선됐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1톤 트럭 시장에서 양 진영의 경쟁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한다. 전기트럭이 대당 1000만원이 넘는 정부 보조금과 저렴한 충전 요금을 앞세워 질주했다면 앞으로는 긴 주행거리와 연료 충전 편의성을 갖춘 LPG 트럭이 시장을 양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11월 기준 1톤 전기트럭의 등록대수는 11만6000대다. LPG트럭은 지난해 11월말 현대차의 ‘2024 포터2’와 기아의 ‘봉고3’가 출시 일주일 만에 합산 계약 대수가 3만대를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트럭은 배터리 성능과 충전인프라를, LPG트럭은 ‘힘이 딸린다'는 과거의 고정관념을 어떻게 개선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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