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아들 내건 백종원…軍에는 ‘레시피 전수’, 政에는 ‘정계 손사래’[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국방부-더본코리아 MOU 체결

군 급식에 적합한 조리법 전수

여야 각각 정계 진출 의사 타진

백 대표, “정계에 큰 뜻이 없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출연 병영식당 조리 개선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예능프로 tvN ‘백패커’ 사진=‘백패커’ 캡처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출연 병영식당 조리 개선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예능프로 tvN ‘백패커’ 사진=‘백패커’ 캡처




“내 아들도 10년 정도 후면 가서 밥 먹으며 지내게 될 곳이니, 부모의 마음으로 군 급식이 획기적으로 변화하도록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지난 26일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군 급식 운영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신세대 장병들이 군에 와서도 집에서 먹던 밥과 비슷하게라도 먹을 수 있다면 좋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군 장교로 복무할 때 간부식당을 운영하며 군 급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며 “최근 모 방송사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미8군과 우리 군의 병영식당 운영 등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고 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백 대표는 1989년 육군 학사사관 14기로 임관해 제7포병여단에서 간부식당 관리장교로 일한 바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국방부와 더본코리아는 2월 중 시범부대를 선정해 식당 운영방식 개선과 군 급식에 적합한 조리기구 개발, 조리법 전수 등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병영식당 개선 표준모델을 구축하고 성과를 살펴 컨설팅 사업 확대를 검토한다.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가 전국에 산재한 가맹점들의 질을 높이고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온 노하우를 군과 공유하고 도움을 준다면 군 급식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했다.

軍, 조리기구 개발·레시피 전수 등 지원


백 대표는 최근 tvN ‘백패커’를 통해 실제 병영식당에서 조리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군 급식 개선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는 전역한 조리병의 취업 지원을 위해서도 힘쓰기로 했다.

백 대표는 "군 급식 발전을 위해서는 조리병이 선호하는 좋은 보직이 될 필요가 있다"며 "군 조리병에게는 전역 후 더본코리아 우선채용 기회를 줌으로써 군 경력을 보람되게 여기도록 협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군은 병 복무기간이 줄어들며 조리병들의 ‘전투력’ 저하를 고민하고 있다. 이에 군 당국은 백 대표 특유의 빠르고 쉽고 맛있는 메뉴와 조리법이 군 식당운영에 활력을 더해주기를 바란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이갑수 국방부 군수관리관은 “지난해 11월에 국제군인요리대회 할 때 심판위원장 해달라고 했더니 일정이 너무 바빠 힘들다면서 국방부가 진짜 필요로 하는 것 있으며 도와주겠다”며 “우리 병영 취사병이 간단히 쉽게 요리할 수 있도록 기존 취사도구 중에서 예산 많이 안들이고도 몇가지를 바꾸고, 식재료도 제대로 선택하는 방법을 잘 강구하면 취사병도 업무를 쉽게 경감시킬 노하우가 있다며 병영식당 컨설팅을 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국방부는 “백종원 대표가 군에 대해 각별한 애정이 높아 조리병 숙련도 저하 등 문제를 겪는 군 급식분야의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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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해 2018년 10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해 2018년 10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사장교 출신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10년 후 군대를 갈 아들을 생각하면 ‘군대 짬밥’(잔반을 일컫는 군대급식) 레시피 전수 등 군 식당 품질 개선에 나선 반면 정치권의 요청에는 강하게 손사래를 치고 있다.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백 대표 영입을 위해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백 대표가 관련 제안을 거듭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백 대표가 과거 한 인터뷰에서 “아들 걸고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했던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여야가 총선을 약 석달 앞두고 백 대표 영입을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접촉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백 대표는 ‘정당과 접촉할 계획도, 정계 진출의 뜻도 전혀 없다’며 이 같은 권유를 모두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 대표를 향한 정치권의 러브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0년에는 김종인 당시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차기 대선후보로 백 대표를 언급해 여야가 떠들썩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백 대표를 실제 후보로 올리자기보다는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인물이 대선주자로 나설 수 있다는 취지에서 백 대표를 언급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백 대표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너무 당황스러운 이야기라 웃어넘겼는데 보도가 회자가 많이 돼서 혹시 오해받을 일이 생길까 봐 말씀드린다”며 “(대선은) 꿈도 꿔본 적 없고 나는 지금 일이 제일 재밌고 좋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백종원 대표 “아들 걸고 정치 관심 없다”


이처럼 총선이나 대선이 다가오면 국민적 호감도가 높은 백 대표가 후보로 종종 거론되지만, 백 대표는 정계에 큰 뜻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입장은 과거 인터뷰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백 대표는 2016년 20대 총선 직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주변에서 제안이 많이 있었다”면서도 “제 아들을 걸고 정치에는 관심이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제 아이들이 이름을 바꿨다면 ‘혹시 저거 정치하려나’ 생각해달라. 하지만 그럴 일 없다. 자기 맡은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치권이 백 대표에게 손을 내미는 것은 그의 대중적 인기와 함께 신선함, 정치적 상품성 등을 두루 갖췄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백 대표가 사회적 공익을 도모하는 사업을 이끌면서 정계 진출설이 꾸준히 나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백 대표는 고향 충남 예산에서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해 예산시장을 인기 관광지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골목상권 살리기’ 방송 등으로 골목상권 부흥에도 앞장서며 대중적 지지가 높다.

지난 26일에는 국방부와 군 급식 운영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하고 군 급식 개선에도 팔을 걷어붙이면서 다시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백 대표는 2월 중 시범 부대를 선정해 식당 운영 방식 개선과 군 급식에 적합한 조리법 등을 전수할 방침이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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