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데드맨'을 연출했던 하준원 감독이 '데드맨' 시나리오를 함께 짚어나간 봉준호 감독에 대한 일화를 밝혔다. 두 감독은 '괴물'의 공동 각본을 맡은 바 있다.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데드맨'(감독 하준원)의 언론시사회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하준원 감독과 더불어 배우 조진웅, 김희애, 이수경이 참석한 가운데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데드맨'은 이름을 뺏긴 남자 이만재(조진웅)가 자신의 이름으로 인해 벌어진 사태에 대한 복수극을 위해 나서는 작품이다. 하준원 감독은 자신이 캐스팅한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데뷔작이다 보니 감흥이 컸다. 오랫동안 쓴 시나리오고 이 작품의 글자 하나하나가 연기로 구현됐을 때 희열이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컸다"라고 작품을 촬영했던 시간을 회상했다.
더불어 하준원 감독은 정치적인 이야기들이 가득한 '데드맨'을 연출한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애시당초 반전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총체적으로 개인의 욕망과 자본, 권력이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했다. 그것을 전달하는 방법 속에서 그것들이 하나씩 보여지길 바랐다"고 전했다. 이어 "특정 사건과는 전혀 무관하다. 그런 기시감이 드신다고 하면 한국 사회, 정치에 있어서 흐름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고 지켜봐야 하는 관찰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하준원 감독은 봉준호 감독과 '괴물' 공동 각본을 쓴 바 있다. 이번 작품에도 봉준호 감독에게 조언을 받은 하준원 감독은 그에 대해 "1차 편집본을 보셨다. 대본에 있어서 수정 부분에 많은 조언을 받았다. 전반적으로 자세하게 리뷰를 해주셨어서 대사의 톤, 문어체의 디테일까지 짚어주셨다"라고 전했다.
이만재 역의 조진웅은 작품 속에서 뺏긴 이름을 찾으려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신인감독의 데뷔작임에도 출연을 결심한 그는 "신인감독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훌륭했고 감독으로서 가지고 있는 진정성과 에너지가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 현장에서 화 한 번 안 내시고 우리들을 풀어주셨다"라며 출연 계기에 대해 언급했다.
조진웅은 함께 호흡을 맞춘 김희애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더 이상 말씀 드릴 것이 없을 정도다. 협연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디테일에 대한 에너지가 굉장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이수경에 대해서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이수경이 캐스팅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주변에서 다들 축하한다고 하면서 칭찬하더라. 왜 그런지 현장에서 느꼈다"라고 덧붙였다.
심 여사 역의 김희애는 '데드맨'에서 그림자 속에서 정치인들을 도우며 정치판을 짜는 인물로 등장한다. 결과물을 본 김희애는 "연기를 오래 했지만 왜 이렇게 부끄러웠는지 모르겠다. 언제나 반성하고 부끄러운 것 같다. 대사 안 틀리고 폐 안 끼치려고 신에 집중하면서 임했다"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김희애는 이번 작품을 통해 외적, 내적 변신을 선보였다. 그는 "볼드한 액서세리도 많이 하고 분장팀이 최대한 나를 변신시켜주려고 노력하셔서 믿고 따랐다"라며 "어떻게 보셨을지 걱정도 됐다"고 전했다.
공희주 역의 이수경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진실을 파헤치는 인물이다. 선배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그는 "정말 영광이었다. 현장에서 진웅 선배님이 생각보다 더 말랑말랑한 분이셔서 재밌게 촬영했다"라고 되돌아봤다.
공희주는 '데드맨'을 촬영하며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 자신감이 없었던 과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한 그는 "이제서야 영화를 보고 나서 이해한 것 같다"라며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데드맨'은 오는 2월 7일 극장에서 개봉 예정이다.